잠실모인 5만관객 '비바 라 비다' 합창…콜드플레이 첫 내한공연

입력 2017-04-15 22:37
잠실모인 5만관객 '비바 라 비다' 합창…콜드플레이 첫 내한공연

15일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서 공연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19년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영국의 록밴드 콜드플레이가 무대에 올랐다.

5만 개의 자일로 밴드(LED 손목밴드)가 발하는 빛이 파도를 이루는 공연장은 한 마디로 장관이었다.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환상적 무대 연출과 심장을 뛰게 하는 라이브는 왜 콜드플레이가 이 시대 최고의 밴드로 불리는지를 입증했다.

오매불망 콜드플레이의 내한공연을 기다려온 팬들은 경기장이 떠나갈듯한 환호와 함성으로 콜드플레이를 뜨겁게 맞았다.

콜드플레이는 15일 저녁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데뷔 19년 만에 첫 내한공연을 펼쳤다.

이번 공연은 '현대카드 슈퍼콘서트'의 스물두 번째 공연이자 정규 7집 '어 헤드 풀 오브 드림스'(A Head Full of Dreams) 발매 기념 아시아 투어의 하나로 마련됐다.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은 예매부터가 화제였다. 15∼16일 양일간 열리는 공연의 티켓 9만 석이 단숨에 매진됐으며 예매 사이트 동시 접속자 수는 최대 90만 명에 달했다.

또 공연 당일 점심 무렵부터 공연장 인근은 팬들로 북적였다. 콜드플레이 팬들은 내한공연 현수막과 포스터 등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공연장 인근에서 맥주를 마시는 등 일찌감치 축제 분위기를 만끽했다.

콜드플레이는 이날 '옐로'(Yellow),'픽스 유'(Fix You), '히어로'(Hero),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 등 히트곡 20여 곡을 120여 분 동안 선보였다.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무대에 등장한 크리스 마틴(보컬·피아노), 조니 버클랜드(기타), 가이 베리먼(베이스), 윌 챔피언(드럼)은 정규 7집 수록곡인 '어 헤드 풀 오브 드림스'로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서정적 멜로디의 '옐로'(Yellow)와 짜릿한 기타 리프가 인상적인 '에브리 티어드롭 이즈 어 워터폴'(Every Teardrop Is A Waterfall)을 들려줬다.

1998년 영국 런던에서 결성된 콜드플레이는 현재까지 7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했으며 8천만 장 이상의 음반판매고를 올려 2000년대 가장 성공한 밴드로 불린다.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콜드플레이는 총 7차례 그래미상을 거머쥐었으며 영국을 대표하는 브릿 어워즈에서는 9차례 수상했다.

하지만 앨범판매고와 수상 실적만으로 콜드플레이의 음악을 설명할 수는 없다.

콜드플레이는 시적인 노랫말과 대중들을 끌어당기는 보편적 감성으로 이 시대 최고의 록 밴드라는 찬사를 받는다. 특히 '잿빛 우울과 낭만성'이라는 수식어로 표현되는 그들의 음악은 폭발적 에너지 속에 숨은 빛나는 서정성으로 유명하다.

이번 공연에서도 콜드플레이는 '옐로'와 '찰리 브라운'(Charlie Brown) 등으로 관객의 촉촉한 감성을 건드리는가 하면 '파라다이스'(Paradise)와 '비바 라 비다'를 연주하며 록밴드다운 열정적 사운드로 분위기를 후끈 달궜다.

또 '힘 포더 위켄드'(Hymm For The Weekend)와 '섬싱 저스트 라이크 디스'(Something Just Like This) 등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접목한 흥겨운 음악을 선보이기도 했다.

'매직'(Magic)을 선보인 뒤 크리스 마틴은 "한국어로는 '감사합니다'밖에 말할 줄 모른다"며 양해를 구한 뒤 "오랜 기간 우리를 기다려줘서 고맙다"고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이번 공연은 '인생이여 만세'라는 뜻의 '비바 라 디바'를 부를 때 절정에 달했다. '비바 라 비다'의 웅장한 멜로디가 울려 퍼지자 관객은 일제히 두 손을 번쩍 들었다. 또 5만 명의 관객은 일제히 후렴구를 떼창하며 뭉클한 감동의 장면을 만들어냈다.

부패한 권력의 몰락을 풍자한 노랫말이 인상적인 노래로, 한국에서는 일종의 '탄핵 찬가'로 거리 곳곳에 울려 퍼지며 큰 인기를 끌었다.

멤버들의 열정적 무대매너도 매력적이었다. 태극기를 허리춤에 두른 크리스 마틴은 시종일관 무대 위를 껑충껑충 뛰어다니면서도 매끈한 팔세토(두성을 이용한 고음) 창법을 선보였고 조니 버클랜드의 기타는 맑고 청량한 멜로디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가이 베리먼은 안정적인 베이스 연주로 사운드의 중심을 잡았으며 윌 챔피언은 파워풀한 드럼 연주로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콜드플레이는 별빛처럼 영롱하고 찬란한 멜로디가 인상적인 '어 스카이풀 오브 스타스'(A Sky Full of Stars)와 '업&업'(Up&Up)을 부르며 이번 내한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엔딩 곡이 흘러나올 때 공연장의 밤하늘은 화려한 불꽃놀이가 수를 놓았다. 피아노 앞에서 선 크리스 마틴은 "여러분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관객이다. 정말 굉장한 밤이었다"고 말했다. 공연을 마친 뒤 콜드플레이의 네 멤버는 어깨동무를 한 채로 작별 인사를 했으며 크리스 마틴은 공연장 바닥에 입맞춤하기도 했다.

19년의 기다림이 헛되지 않은 공연이었다. 4만5천 팬들은 공연이 끝난 뒤에도 자리를 뜨지 못하고 '비바 라 비다'의 후렴구를 '떼창'하며 감동의 여운을 만끽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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