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 "GBU-43은 IS 근절 무기"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미군이 13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에서 지금까지 실전에 동원된 비핵무기 가운데 가장 강력한 초대형 폭탄 GBU-43을 투하한 것은 최근 아프간에서 잦은 테러를 벌이던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은신처를 근절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공격의 전술적 측면을 강조했다.
14일 아프간 톨로뉴스에 따르면 존 니컬슨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전날 낭가르하르 주 아친 지역에 떨어진 GBU-43은 테러범들이 은신한 동굴과 터널을 파괴하려 고안한 무기라며 "꼭 맞는 대상을 겨냥한 꼭 맞는 무기"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파괴된 동굴과 터널은 1979년 옛 소련의 아프간 침공 때 이슬람 전사들이 구축한 뒤 IS가 최근 보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컬슨 사령관은 "IS가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노인을 참수하고 대원들과 강제 결혼시키기 위해 아프간 여성들을 납치했다"면서 IS의 야만성을 부각했다.
그는 "아프간 내 IS를 괴멸하기 위한 작전을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며 "아프간 정부와 협력해 이들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S는 GBU-43 투하가 있기 바로 전날인 12일에도 수도 카불 대통령궁 부근 도로에서 한 무장대원이 자폭해 주변에 있던 5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다치는 등 최근 아프간에서 빈번하게 테러를 벌였다.
지난달 8일에는 미국 대사관 등과 가까운 카불 외교가의 군(軍) 병원에 수류탄과 총기로 무장한 IS대원들이 침투해 의료진과 환자 등 50명을 살해했다.
지난해 7월에는 카불에서 전력망 설치 요구 시위를 하던 시아파 주민을 겨냥해 자폭테러를 벌여 한꺼번에 80명을 살해하고 230여명이 다치게 했다. 당시 테러는 아프간 내전이 벌어진 2001년 이후 카불에서 벌어진 테러로서는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것이었다.
유엔아프간지원단(UNAMA)에 따르면 지난해 IS의 공격으로 아프간에서 숨지거나 다친 민간인은 모두 899명으로 2015년 82명에 비해 10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애초 시리아와 이라크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IS는 2015년 1월 아프간과 파키스탄, 인도 일부를 아우르는 지역을 의미하는 '호라산' 지부를 설립하고 책임자를 임명하면서 남아시아 지역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IS는 이라크 등에서 했듯이 아프간 정부군이나 탈레반 등 기존 조직에 반감을 품은 조직원들을 종전 지위를 보장해주는 방식으로 흡수해 아프간에서 세를 불렸다고 미국 CNN 방송은 전했다. 이 과정에서 IS라는 브랜드는 쉽게 인원과 자금을 모으는 수단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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