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경비구역 지켰던 박시영, 든든한 롯데 뒷문 지킴이로

입력 2017-04-14 11:49
공동경비구역 지켰던 박시영, 든든한 롯데 뒷문 지킴이로

"최대한 많은 이닝 소화하고 싶어"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 불펜의 희망으로 떠오른 박시영(28)은 사실 입대 전까지만 해도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선수였다.

2008년 신인 2차 4라운드 31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박시영은 2010년 2경기에 등판한 것이 1군 경력 전부였다.

상무나 경찰청에 갈 수도 없어 일반병으로 군 복무를 했다. 그것도 군기가 세기로 유명한 최전방 공동경비구역(JSA)에서 헌병으로 복무했다.

최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만난 박시영은 그 2년간의 공백기가 오히려 도움됐다고 말했다.

"야구에 대한 열정과 욕심이 다시 생겨난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다시 돌아가면 더 열심히 해보자고 다짐했습니다."

그는 JSA에서도 야구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소대장과 틈틈이 캐치볼을 했고, 야구 선수 경력이 있는 미군들을 상대로 배팅볼을 던져주기도 했다.

박시영의 자질을 알아본 그네들은 "다시 돌아가면 너는 분명히 잘할 것"이라고 격려해줬다.

시간 날 때마다 웨이트트레이닝도 하며 의지를 불태웠던 박시영은 예비역 1년 차인 지난 시즌 42경기에서 2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5.40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그리고 올 시즌에는 롯데 마운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떠올랐다.

박시영은 올 시즌 7경기에서 9⅓이닝을 소화하며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 중이다.

조원우 감독이 전날 SK 와이번스전을 앞두고 박시영에게 '무조건 휴식'을 주겠다고 공언할 정도로 이제는 관리를 받는 선수가 됐다.

롯데가 치른 10경기 중 7경기에 나선 그는 군 시절의 간절함 때문인지 "조금도 힘들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조 감독의 배려에 대해서는 "팀에 필요한 선수가 됐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분이 좋다"며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시영은 "구체적인 목표보다는 최대한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싶고, 많은 경기에 나가고 싶다"고 했다.

그는 "야구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던 시간들을 돌아보면 이렇게 야구하는 지금이 더없이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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