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安에 총공세 펴는 범보수…'양강구도' 흔들기 안간힘
'아들·부인 특혜채용' 물고 늘어져…"안철수는 온탕냉탕 후보"
한국당 "홍찍문 아닌 안찍박"…바른정당, 文·安·洪 싸잡아 비판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범보수 진영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 총공세를 퍼붓고 있다. 한 달도 남지 않은 대선일까지 '양강구도'를 깨야 한다는 절박감에서다.
자유한국당은 홍준표 대선후보가 '주적'(主敵)이라고 지목한 문 후보뿐만 아니라 안 후보에도 공세의 화력을 쏟아부으며 보수 지지층을 끌어오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14일 PBC 라디오에 출연해 "문 후보가 '적폐 청산'을 얘기했는데, 문 후보야말로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며 홍준표 후보의 '좌파 적폐론'을 강조했다.
전 대변인은 이어 안 후보에 대해서도 "부인 김미경 교수의 '1+1 서울대 교수 채용'은 어떻게 된 건가"라며 "국민은 반칙과 특권을 싫어한다. 이런 부분을 털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용기 공보단장은 BBS 라디오에 나와 국민의당이 내세운 '홍찍문(홍준표를 찍으면 문재인이 된다)' 구호를 반박했다.
그는 "(홍찍문에) 유권자들이 현혹되는 것은 잠깐"이라며 "오히려 안 후보를 찍으면 박지원의 시대가 열린다"는 '안찍박'을 강조했다.
4개 교섭단체의 대선후보 가운데 가장 지지율이 낮은 바른정당은 3등인 홍 후보를 집중적으로 견제하면서도 '문·안 때리기'에는 한국당과 일종의 공동 전선을 형성했다.
특히 문 후보 아들 준용 씨의 한국고용정보원 특혜채용 논란과 관련해 한국당 심재철 의원과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이 번갈아가며 의혹을 제기하는 모습이다.
지상욱 대변인은 TBS 라디오에 출연해 "안 후보가 온탕·냉탕(진보와 보수)을 왔다 갔다 하면서 보수표를 좀 잠식했다"며 "누가 보수 적통인지 드러나면 안 후보한테 간 표는 (유승민 후보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한국당과 홍 후보, 바른정당과 유 후보가 이처럼 문·안 후보를 공격하는데도 좀처럼 '문-안 양강구도'가 깨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문 후보를 공격하면 안 후보 지지율이 뜨고, 안 후보를 공격하면 문 후보가 이득을 보는 '하석상대(下石上臺·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 경향이 엿보인다.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성인 1천1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문 후보는 40%, 안 후보는 37%로 양자구도가 공고하다.
홍 후보는 7%로 지난주 조사와 같았고, 유 후보는 3%로 지난주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검증 공세의 효과를 누리지 못한 셈이다.
홍 후보의 경우 갤럽 등 일부 여론조사 업체가 야권 후보에 편향됐다면서 이런 수치에 의미를 두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실제 여론을 얼마나 정확히 반영하는지를 떠나 이런 여론조사 결과가 문·안 후보의 양자구도를 굳히는 '밴드왜건 심리'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어 이를 깨기 위한 묘책을 두 후보 모두 고민하고 있다.
범보수 진영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투표용지가 인쇄되는 이달 말 무렵이 되면 강도 높은 '네거티브'나 '지역감정' 등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zhe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