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류시인 매창 기린다"…부안군, 영정 제작·시집 복간
(부안=연합뉴스) 전성옥 기자 = 조선시대 최고의 여류시인 중 한 명인 매창(梅窓 1573~1610)의 삶을 기리기 위한 영정 제작과 시집 복간 등 근년 들어 매창 재조명 작업이 활발하다.
전북 부안군과 부안문화원은 매창 사후 400여 년 만에 영정을 제작해 최근 발표회를 했다.
수묵화가 김호석 화백이 그린 매창의 영정은 쌍꺼풀 없이 고운 눈을 하고 왼손이 오른손을 감싸는 단아한 모습으로 그려졌다.
부안문화원은 작년 3월 미국 하버드 대학 도서관에 소장된 '매창집'(梅窓集) 목판본을 전통 한지에 원본 그대로 담은 복본 10권을 발간했다.
매창집 복본은 원본의 얼룩과 바란 상태까지 그대로 재현했다.
매창집은 1668년(현종 9년) 구전으로 전해지던 매창의 한시를 모아 부안 개암사에서 판각(板刻)해 발행한 시집이다.
민화전과 무용극을 통한 매창의 재조명 작업도 활발하다.
'이매창-깊은 한숨이 꽃이 되다'라는 주제로 그린 심성희 작가의 민화 개인전이 작년에 '문화 갤러리'로 꾸며진 부안군청 로비에서 열렸다.
이 민화전은 전북도무형문화재인 방화선 장인이 만든 부채에 매창의 고운 자태를 민화로 그린 '부채 그림' 등 100여점이 전시됐다.
심정희 작가는 주로 매창의 삶을 수묵과 민화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하여 여러 초대전에 참가하고 개인전을 연 부안 출신의 중견작가다.
전북도립국악원은 매창과 연인인 촌은(村隱) 유희경(劉希慶 1545~1636)의 만남과 사랑, 이별을 무용으로 풀어낸 무용 서사극 '매창-꽃으로 피다'를 제작해 작년에 순회공연을 벌였다.
부안문화원 김경성 사무국장은 "매창을 기리는 추모제와 학생 백일장·사생대회도 매년 열리고 있다"며 "뛰어난 시에 못지않게 그녀의 삶이 극적이어서 여러 문화예술작품으로 다양하게 재조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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