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선발 수성 '빨간불'…다음 등판이 최대 고비

입력 2017-04-14 06:55
수정 2017-04-14 10:53
류현진 선발 수성 '빨간불'…다음 등판이 최대 고비

좌완 우리아스 4월 말 빅리그 합류…선발 잔류 경쟁 점화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3년 만에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선발 투수진에 합류한 류현진(30)이 선발 로테이션 수성에 위기를 맞이했다.

류현진은 14일(현지시간)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4⅔이닝 동안 안타 6개를 맞고 4실점, 시즌 2패째를 떠안았다.

지난 8일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한 시즌 첫 등판 때와 마찬가지로 5회를 넘기지 못하고 조기 강판했다.

경기 중반 구위가 급속도로 떨어진 탓에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와 957일 만에 빅리그 승리라는 두 마리 토끼몰이에 모두 실패했다.

두 경기 등판 결과는 비슷하나 내용과 평가는 판이하다.

류현진은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 필드에서 4⅔이닝 동안 홈런 1개를 비롯해 안타 6개를 맞고 2실점 했다.

팀의 1-2 패배로 패전투수가 됐지만, 2015년 왼쪽 어깨, 지난해 왼쪽 팔꿈치를 수술하고 빅리그에 돌아온 류현진이 여러 부담을 느끼면서도 안정감 있는 투구를 선사했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줬다.

그러나 컵스를 상대로 한 두 번째 등판은 좀 더 안정된 투구를 보여주지 못하는 류현진의 현재 문제점을 재확인한 경기였다.

공수 조직력이 막강한 작년 월드시리즈 우승팀 컵스와의 일전이 쉽진 않으리라는 전망이 우세했음에도 5회 집중타를 맞고 한꺼번에 무너지는 모습은 우려를 안겼다.

1회 앤서니 리조, 4회 애디슨 러셀에게 실투를 던졌다가 맞은 홈런은 어쩔 수 없다더라도 5회 고비를 넘지 못하는 장면은 벤치의 신뢰를 깎아 먹었다.

선두 타자에게 안타를 맞은 뒤 후속 대타를 공으로 맞혀 무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류현진, 야스마니 그란달 다저스 배터리는 컵스 타자와의 대결에서 빠른 볼을 결정구로 택했으나 140㎞대 초반의 직구로는 이겨낼 수 없었다.

류현진을 5회 무너뜨린 카일 슈와버의 1루수 강습 안타, 리조의 우전 안타 모두 방망이 정통에 맞고 힘이 제대로 실린 타구였다.

류현진이 다음 선발 등판에서도 5회를 버티지 못한다면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 릭 허니컷 투수코치의 머리가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선발 투수의 최소 임무인 5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는 투수에게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맡길 순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로버츠 감독이 팀의 미래를 이끌 투수인 훌리오 우리아스(21)를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 빅리그에 불러올리겠다고 공언한 이상 류현진의 입지가 좁아질 수도 있다.

왼손 투수인 우리아스는 투구 수 등에서 팀의 철저한 관리를 받는다.

현재 마이너리그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다저스 소속인 우리아스는 지난 11일 아이오와 컵스(컵스 산하)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3⅔이닝 동안 2점을 줬으나 투구 수를 79개로 끌어올렸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빠른 볼과 수준급 체인지업을 던지는 우리아스가 이달 중 투구 수를 선발 투수 한계 투구 수인 100개 정도로 끌어올려 빅리그에 가세한다면 류현진과 선발 경쟁을 벌일 수도 있다.

관록과 경기 운영능력에선 류현진이 앞서나 공에 빅리그 타자를 제압할 힘이 없다면 우리아스에게 선발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이 짙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류현진의 다음 등판 결과가 더욱 중요해졌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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