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대통령 "의원 임기연장 안돼"…한달간 의회 활동 정지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이 의회의원들의 임기 연장 추진을 저지하려고 의회 활동을 한달간 정지시켰다고 현지 일간 데일리스타레바논이 13일 보도했다.
아운 대통령은 레바논 TV로 중계된 연설을 통해 레바논 의회 의원들의 세 번째 임기 연장을 막고자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레바논 의회는 오는 5월15일까지 정식 회의를 열 수 없게 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대통령의 이번 이례적 조치는 레바논 의원들이 오는 6월 만료되는 자신의 임기를 내년 6월까지 연장하고 총선 시행을 늦추는 안건 표결을 시행하기 전 나온 것이다.
레바논 헌법 59조항에 따르면 대통령은 의회 활동을 한 달간 정지시킬 수 있다.
아운 대통령을 지지하는 자유애국운동과 시민단체 등은 이날 수도 베이루트에서 의회 투표 중단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도 열기로 했다.
현재 레바논 현역 의원들의 임기는 애초 2013년 6월 끝날 예정이었다. 그러나 레바논의 각 정당 의원들은 복잡한 선거법과 권력 배분 구조를 이용해 2013년과 2014년 의원 임기를 연장하는 안건을 2차례 통과시켰다.
이들 의원은 "시리아 내전의 여파와 안보 우려"를 앞세워 임기 연장을 추진했다.
그러나 아운 대통령은 "나는 새로운 법규정과 선거를 인도하기 위해 작년 대통령에 취임했다"며 "새 선거법에 따라 총선은 시행돼야 하고 의회 임기를 연장하려는 어떠한 시도에 경고한다"고 말했다.
레바논 기독교계 마론파인 아운은 지난해 10월 새 대통령 선출을 위한 의회 표결에서 최다 표를 얻어 제13대 레바논 대통령에 올랐다.
레바논은 그간 의회 수니파와 시아파, 기독교 의원 등 정파 간 첨예한 갈등으로 29개월간 새 대통령을 뽑지 못하는 등 정치적 혼란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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