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자본' 佛 피케티 "대선 결선투표 땐 멜랑숑 지지"
마크롱에 "현 정부 경제실정 책임자" 비판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21세기 자본'의 저자 토마 피케티가 대선 결선투표에서 중도신당 에마뉘엘 마크롱과 급진좌파 장뤼크 멜랑숑이 맞붙으면 멜랑숑에게 표를 주겠다고 밝혔다.
토마 피케티(46) 파리경제대 교수는 지난 12일 저녁(현지시간) 프랑스의 국회방송 '퓌블릭 세나'에 출연해 마크롱과 멜랑숑이 결선투표에 진출한다면 멜랑숑을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경제 불평등을 역사적·통계적 방법으로 연구한 '21세기 자본'으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저자 반열에 오른 피케티는 이번 대선에서 집권 사회당의 브누아 아몽 캠프에 합류해 경제정책과 유럽연합 관련 자문을 해왔다.
피케티는 멜랑숑에 대한 선호를 밝히면서도 멜랑숑이 유럽연합(EU)에 대해 보다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그는 "멜랑숑이 유럽연합과 유로존 탈퇴라는 플랜 B보다 유럽연합과의 재협상이라는 플랜 A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멜랑숑이 플랜 B에 골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멜랑숑은 유럽연합과 프랑스 간의 조약들이 프랑스에 불리하게 돼 있다면서 재협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유럽연합을 탈퇴할 수도 있다고 주장해왔다.
공산당 등 극좌파 진영의 지지를 받고 있는 멜랑숑은 경제공약으로 공공지출 확대, 공공부문 임금 인상, 보호무역 등을 내걸고 있다.
피케티는 대권 선두주자인 마크롱에 대해선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더불어 현 정권의 경제 실패에 대한 일급 책임자임에도 그렇지 않은 것처럼 보이려 한다"면서 "매우 놀라운 속임수"라고 비판했다.
마크롱은 올랑드의 경제보좌관과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내며 노동 개혁, 기업규제 완화 등을 '우클릭' 경제정책들을 추진해왔다.
앞서 사회당 후보 아몽 역시 최근 자신이 대선 결선에 진출하지 못하면 2차 투표 때는 멜랑숑에게 표를 주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선두권을 달리던 마크롱과 극우정당 후보 마린 르펜이 동시에 지지율이 약간 주춤한 사이 멜랑숑은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을 뛰어넘으며 무서운 속도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도좌파 진영 후보인 아몽은 급진좌파 진영의 멜랑숑과의 후보 단일화를 시도했으나 실패한 이후 멜량숑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지지율을 보이며 5위권으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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