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극우후보 르펜 선대본부 입주건물에 방화…반대단체 소행인듯

입력 2017-04-13 16:35
佛극우후보 르펜 선대본부 입주건물에 방화…반대단체 소행인듯

'외국인혐오투쟁' 그룹 "10년전 구타 복수…선거때까지 계속하겠다"

큰 피해는 없어…르펜 "극좌파 그룹 소행인듯"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대선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극우 후보 마린 르펜의 선거대책본부가 입주한 건물에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외국인혐오에 반대하는 단체가 자신들의 소행임을 주장하며 "선거 때까지 이런 일을 계속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프랑스 언론들에 따르면 13일 오전 2시께(현지시간) 파리 도심의 포부르 생트오노레가에 위치한 보험회사 건물 1층에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대가 출동했다.

소방당국은 화재를 신속히 진압했다면서 1층의 출입문과 바닥 장식재가 일부 탄 것 외에 별다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통령 집무실인 엘리제궁 근처의 번화가에 있는 이 건물에는 국민전선(FN) 대선 후보인 마린 르펜(48)의 선거대책본부가 입주해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AFP통신에 "자연 발화는 아니며 범죄일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경찰은 "FN 대(對) KLX"라고 적힌 낙서가 해당 건물에서 발견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FN은 르펜이 대표로 있는 극우정당 국민전선(Front National)의 약자이며, KLX라는 약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분명치 않다.

'외국인혐오 투쟁'이라는 단체는 AFP통신에 이 화재가 자신들의 소행으로 화염병을 이용했다면서 10여 년 전 국민전선 추종자들에게 구타를 당한 '루악'이라는 이름의 남자에 대한 복수 차원에서 벌인 일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특히 자신들이 극우매체 '프레장' 건물에도 비슷한 일을 했다면서 "선거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르펜은 이번 사건에 대해 프랑스2 방송에 출연해 "극좌파 그룹의 소행인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전에도 파리·낭트·렌 등지에서 폭력적인 단체들이 유세를 방해했다면서 경찰이 별다른 도움도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유럽연합(EU)과 유로존 탈퇴, 국경폐쇄, 난민 수용 축소, 반(反) 이슬람, 보호무역 등을 공약으로 내세운 르펜은 지방유세에서 자주 시위대와 충돌해왔다.

르펜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선 1차투표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다. 프랑스 대선 1차투표는 오는 23일 치러지며, 1차 투표 1·2위 득표자가 결선투표(5월 7일)에 진출한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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