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겠습니다'…광주서 세월호 참사 3주년 계기 수업
장휘국 교육감 "거짓과 진실 구별할 줄 아는 시민이 되길"
(광주=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대통령은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고 국민은 이를 보장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3주년을 맞아 13일 오후 광주 상일여고 2학년 4반 교실에서 열린 세월호 계기 수업에 참석한 학생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세월호와 관련된 자기 생각을 풀어냈다.
'진실과 거짓을 구별할 줄 아는 시민'을 주제로 열린 이번 수업은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이 직접 교사로 나서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장 교육감은 수업에 앞서 "진실이 꼭 밝혀져야 국민이 단결할 수 있고 왜 세월호가 침몰했는지 알아야 잘못된 것을 고쳐서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며 "진실과 거짓을 구별할 줄 아는 시민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수업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대통령이 세월호의 주인인가? 왜 대통령 탓만 하는가?', '자식 목숨 팔아 돈방석에 앉은 것 아닌가?' 등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쏟아진 다양한 막말과 거짓 뉴스의 사례를 바탕으로 토의한 뒤 의견을 발표했다.
'자식 목숨 팔아 돈방석에 앉았다'라는 주장에 대해 이희수 양은 "유족들의 정신적 피해는 생각하지 않고 눈앞에 보이는 보상만 생각한 발언"이라며 "기본적으로 자식을 잃은 사람에게 한 말은 기본적인 예의를 넘어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세인 양도 "유가족의 심정을 공감하지 못하고 단순히 경제적인 측면만 보고 얘기한 것 같다"며 "유가족들의 마음을 한 번만이라도 생각했으면 이런 말을 안 했을 텐데 다른 사람들이 세월호를 바라보는 시각도 왜곡시킬 수 있어 문제"라고 말했다.
소지현 양도 "보편적 가치인 생명을 폄하한 발언으로 경제적 가치와 보편적 가치를 동등하게 볼 수 없다"며 "공감 능력이 결여된 사람들로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의 책임에 대해서도 날 선 지적이 이어졌다.
박한슬 양은 "대통령은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고 우리는 이를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며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하고 아직도 진실을 밝히지 않는 상황이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교육감은 "가짜 뉴스와 정보가 퍼지면 진실이 흐려진다"며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려면 어떤 뉴스나 정보를 접했을 때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합리적인 의심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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