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살해 피고인' 두 여성 출신국서 재판지원 운동

입력 2017-04-13 11:41
수정 2017-04-13 14:00
'김정남 살해 피고인' 두 여성 출신국서 재판지원 운동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김정남(45) 살해범으로 체포돼 살인죄로 기소된 인도네시아인 여성 시티 아이샤(25)와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28)을 돕기 위한 움직임이 양국에서 나오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몰래카메라'를 찍는 줄 알았다며 살해의도를 부인하고 있는 데다 실제로 이들이 속은 것으로 보이는 정황들이 전해지고 있어서다.

13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살해범으로 지목된 자국인 시티 아이샤 재판에 정부가 변호사를 대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외교부는 지난달 "유죄가 증명되지 않는 한 무죄추정의 원칙을 적용할 것을 모든 관계자에게 요청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인도네시아 외교부는 말레이시아 현지 대사관과 계약하고 있는 변호사에게 이 사건을 맡기기로 했다. "속아서 살인한 피해자"라는 입장에서 변호한다는 방침이다. 또 피고 본인과 부모가 희망할 경우 양친이 말레이시아 현지에 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외교부 간부는 인도네시아는 그동안에도 해외에서 범죄에 연루된 자국민의 변호나 사면활동에 정부 예산을 지원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 간부는 해외취업 장려 차원에서 "이런 정책을 채택하고 있는 국가는 인도네시아가 유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트남 여성 도안 흐엉 지원에는 일반 시민들이 나서고 있다.

"음모에 말려든 거라면 옹호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흐엉도 베트남인이다". 베트남 실업가인 레 호아이 아인을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리고 시민들에게 동참을 호소했다. 페이스북을 통한 지원 운동에 3월 중순까지 약 1천600만 원이 모금됐다고 한다. 모금한 돈은 이달 10일 흐엉의 부모가 말레이시아로 가는 데 필요한 항공료와 체재지, 재판비용 등에 쓰기로 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2월 13일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발생한 김정남 살해 사건과 관련, 아이샤와 흐엉을 살인죄로 체포해 기소하고 북한 비밀경찰과 대사관 직원 등 8명이 범행을 지시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체포된 북한 국적자 1명이 증거불충분으로 석방되는 등 8명 전원이 북한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사건전모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lhy501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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