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野 4·12 재보선 영호남 결과 희비…'텃밭 쟁탈전' 격화할 듯

입력 2017-04-13 10:50
수정 2017-04-13 13:59
2野 4·12 재보선 영호남 결과 희비…'텃밭 쟁탈전' 격화할 듯

"촛불민심 반영"·"호남맹주 지켜"…2野 '아전인수' 해석도

민주 "호남서 밀리는 모습 안돼"…국민의당 "영남권 확장방안 찾아야"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홍지인 기자 = 조기 대선을 4주 앞두고서 치러진 4·12 재보궐 선거 결과를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영호남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민주당은 부산·경남(PK)을 중심으로 한 영남권에서 선전한 반면 국민의당은 텃밭인 호남에서 우위를 점했다.

특히 이번 재보궐 선거는 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양강구도를 형성한 상태에서 치러진 '대선 전초전' 성격을 갖는다는 점에서 두 야당은 이번 선거결과를 면밀하게 분석하며 이후 전략을 고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두 야당은 서로 자신들이 승리한 결과라면서 '아전인수'식 평가를 내놓으면서도 내심 긴장하는 모습도 엿보였다.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은 호남에서 국민의당에 밀렸다는 점에서, 반대로 국민의당은 호남 외의 지역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이 절실해진 것이다.

아울러 야권 민심의 바로미터인 호남 선거결과를 두고 지금의 우위를 지키려는 국민의당과 민심을 회복하려는 민주당이 부딪히면서 텃밭에서의 격돌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 민주 "수도권·PK선전 고무"…일각선 호남대책 '비상' = 민주당은 하남시장 선거에서 오수봉 후보를 당선시킨 점, PK 지역에서 11곳의 광역·기초 의원 가운데 5곳을 가져왔다는 점 등에서 고무된 모습이다.

윤관석 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국민으로부터 인정받은 선거 결과였고, 촛불민심이 반영된 선거 결과"라고 자평했다.

민병두 선대위 공동특보단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재보궐 선거라는 어려운 조건에서 상당히 선전했다"며 "특히 경남에서의 대승은 지역구도 타파와 전국적으로 지지받는 첫 국민통합 대통령 시대를 기대할 수 있는 희망적 결과"라고 강조했다.

텃밭인 호남에서 5곳의 광역·기초의원 가운데 1곳만 승리하면서 국민의당(3곳 승리)에 밀렸다는 점은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물론 당내에서는 "광역·기초의원의 경우 현역 국회의원의 입김이 워낙 세다"면서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민 단장은 "국민의당의 호남 승리는 투표율이 낮은 데에서 기인한다. 오히려 국민의당의 지역적 한계가 드러난 선거"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의 다른 핵심 관계자는 "어찌 됐든 대선 직전 선거에서 텃밭 성적표가 국민의당에 밀렸다는 점은 좋지 않다"며 "바짝 긴장하고 호남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 국민의당 "텃밭에서 굳건히 자리 지켜"…영남 대책 '고민' = 국민의당은 이번 재보선에서 텃밭인 호남 지역 5곳 중 3곳을 건졌다. 또 충남 천안에서도 시의원 1명을 당선시켰다.

당 내부에서는 호남에서의 승리와 충청권 진출에 의미를 두며 전반적인 선전으로 평가하는 가운데 특히 최근 안철수 후보의 상승세가 재보선 결과로 이어지며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의 실체가 확인됐다며 자평하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호남에서 압승이라고까지 할 수 없지만 어쨌든 자리를 굳건하게 자리를 지켰다"며 "준비가 미비했던 경기도 하남시장 선거에서도 30% 가까이 얻은 것은 수도권에서 안철수와 국민의당의 바람이 분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의당은 그러면서도 대구·경북(TK) 지역을 자유한국당이 싹쓸이한 것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간 안 후보 급등세의 동력 중 하나로 평가되던 '보수표심'이 결국 막판 한국당 쪽으로 쏠릴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원내정책회의에서 "보수 강세지역이기도 하지만 탄핵정국에도 소위 '샤이(shy) 자유한국당'이 존재한다는 걸 알았다"며 "이번 대선에서 전략적 선택이 많이 일어나는 곳이 TK라는 점을 알게 됐다. 이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민주당이 선전한 PK 지역으로 전혀 세를 확장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 것 또한 대책이 필요한 부분이라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hysu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