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컵스'만 상대한 류현진, '챔피언 컵스'와 첫 만남
WS 우승팀 컵스, 지난해 왼손 투수 상대 OPS 0.807로 2위
류현진, 상대 타자 제압할 슬라이더가 '열쇠'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빅리그에 돌아온 '괴물투수' 류현진(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은 시즌 초반 험난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 필드에서 빠져나오니 그를 기다리는 건 지난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팀 시카고 컵스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에서 열릴 컵스와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2014년 9월 1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빅리그 28승째를 거둔 뒤 '승리 시계'가 멈춘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최강팀을 상대로 956일 만의 승리에 도전한다.
류현진은 통산 컵스전 2경기에 등판해 12⅓이닝을 소화하며 1승 평균자책점 2.92로 호투했다.
2013년 8월 3일 리글리 필드에서 컵스와 처음 만나 5⅓이닝 11피안타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그로부터 정확하게 1년 뒤인 2014년 9월 3일 다저 스타디움에서 다시 만나 7이닝 9피안타 2실점으로 잘 던지고도 승리를 놓쳤다.
하지만 그때 컵스와 지금 컵스는 다르다.
컵스는 2013년과 2014년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5개 팀 중 꼴찌였다.
류현진이 수술대에 오른 2015년부터 도약을 시작한 컵스는 지난해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를 제패했다.
현재 컵스에서 뛰는 선수 중 상대해 본 타자도 제이슨 헤이워드, 존 제이, 앤서니 리조, 미겔 몬테로 정도다.
컵스가 자랑하는 강타자 크리스 브라이언트, 카일 슈와버, 애디슨 러셀, 하비에르 바에스, 벤 조브리스트와는 아직 만난 적이 없다.
게다가 컵스는 지난해 왼손 투수 상대 OPS(출루율+장타율) 0.807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2위였다.
여러모로 류현진에게는 부담스러운 경기다.
류현진이 복귀전 승리를 거두려면 최소 5이닝을 소화해야 한다.
그는 지난해 7월 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4⅔이닝 6실점)과 지난 8일 콜로라도 로키스전(4⅔이닝 2실점) 모두 5이닝을 못 채우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다저스 벤치에서는 재활을 마치고 이제 막 복귀한 류현진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일찍 교체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따라 등판을 소화하는 류현진은 구체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
'다저스의 미래'로 평가되는 왼손 투수 훌리오 우리아스가 4월 말 메이저리그에 복귀할 거라는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의 발표가 나온 터라 류현진은 호투가 더욱 절실하다.
류현진이 경기를 풀어 갈 열쇠는 '슬라이더'다.
왼손 타자 리조는 특정 구종이나 코스에 약점을 보이지 않는 타자 가운데 한 명이다.
원래는 바깥쪽 낮은 코스로 떨어지는 변화구가 약점이었지만, 이를 보완한 뒤 메이저리그 최고 타자 반열에 올랐다.
굳이 약점을 꼽자면 슬라이더다. 통산 타율 0.266인 리조는 왼손 투수의 슬라이더에 타율 0.226으로 약했다.
오른손 타자 브라이언트는 왼손 투수의 슬라이더에 약점을 보인다.
오른손 투수의 슬라이더는 곧잘 공략해 홈런 10개를 때렸지만, 왼손 투수가 던진 슬라이더에는 타율 0.244에 홈런은 하나도 뽑지 못했다.
왼손 타자 슈와버는 왼손 투수의 슬라이더에 타율 0.100으로 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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