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오른팔' 배넌 조기 낙마하나…벌써 퇴임후 자리 물색설

입력 2017-04-13 05:13
트럼프 '오른팔' 배넌 조기 낙마하나…벌써 퇴임후 자리 물색설

배넌, 지난주 트럼프 거액 후원자와 뉴욕서 비밀회동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는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의 조기 낙마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미국 언론에 따르면 배넌은 지난 7일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거액 후원자인 로버트 머서의 딸 레베카 머서와 비밀회동했다.

두 사람의 회동은 뉴욕에 있는 머서의 사무실에서 이뤄졌으며, 대화는 배넌의 백악관 이후 일자리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두 사람의 회동 소식은 배넌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밀려나는 등 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이 급속도로 약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이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배넌을 NSC에서 배제한 데 이어 전날 뉴욕포스트의 칼럼니스트 마이클 굿윈과 나눈 짧은 대화에서도 배넌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배넌을 여전히 신뢰하느냐'는 물음에 "스티브(배넌)를 좋아하지만, 그는 내 캠프에 매우 늦게 합류했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내가 (공화당 경선에서) 모든 상원의원과 주지사들을 물리쳤을 때 나는 스티브를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나 자신이 전략가"라며 백악관 수석전략가로서의 배넌 역할에 의문을 제기하는 말도 했다.

배넌은 보수성향 인터넷매체 브레이트바트 뉴스의 공동창업자 출신으로 지난해 8월 트럼프 캠프의 최고경영자(CEO)로 합류해 본선을 진두지휘했으며, '음담패설 녹음파일' 등 주요 고비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곁을 지키며 신임을 얻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배넌이 주창한 '반(反)이민 행정명령'과 새 건강보험정책인 '트럼프케어' 등이 모두 실패로 돌아가면서 입지가 급속도로 축소됐다. 온건파인 트럼프 대통령의 '실세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과의 불화도 배넌의 입지 약화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si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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