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中 사드보복에 "자위적 주권행사에 간섭말라"(종합)
방한한 우다웨이 대표 접견…"시진핑 주석이 보호무역 반대 원칙 위배"
洪 "사드 배치에 반대하면 중국이 북핵 제거해야…시 주석에 전해달라"
압록강 지나는 대북 송유관 차단도 요구…우다웨이 "핵문제 평화적 해결이 목표"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는 12일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만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복 조치를 강력히 비난했다.
홍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우 대표를 접견하고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밝힌 '보호무역주의 반대' 원칙을 거론한 뒤 "최근 (중국에서) 벌어지는 '롯데 사태'를 보면 주석께서 발표하신 그 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상당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롯데 사태뿐 아니라 '한류'의 중국 진출도 사실상 정지되고 있는 것은 시 주석 님의 원칙에 어긋나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홍 후보는 언론에 공개된 우 대표와의 면담에서 이처럼 시 주석을 여러 차례 거론하며 중국의 태도가 이율배반적이라고 비판했다.
홍 후보가 그동안 "시진핑과 맞짱뜰 스트롱맨 리더십"을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시 주석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그가 내세운 '강력한 우파 정권'의 면모를 보여주고 '안보 대선' 프레임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표정 변화 없이 듣던 '지한파' 우 대표도 홍 후보가 시 주석의 이름과 정부 차원의 보복 조치를 반복해서 연관 짓자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거나 대답하기 적절치 않다는 듯한 표정으로 "허허" 웃으며 난감해 했다.
홍 후보는 이어진 비공개 면담에서도 "20년간 6자 회담을 했으나, 외교적으로 북핵을 제거하기는 어렵게 됐다"며 사드를 배치하고 전술핵을 도입해 '핵 균형'을 이룰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중국 정부를 향해 ▲ 자위적 주권 행사에 간섭하지 말 것 ▲ 사드 배치에 반대하면 중국이 북핵을 제거할 것 ▲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은 '대국답지 못한 옹졸한 처사'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를 시 주석께 꼭 전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그는 우 대표에게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를 존중해 압록강을 지나는 대북 송유관을 차단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면담 직후 브리핑에서 밝혔다.
우 대표는 대북 송유관 차단 요구에 다소 놀라면서도 즉답을 피하며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평화적 해결이 목표"라는 원론적 입장만 보였다고 홍 후보는 전했다.
우 대표는 사드배치나 전술핵 도입 주장에 대해선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홍 후보는 덧붙였다.
다만 공개 면담에서 홍 후보가 한미 군사동맹은 '죽고 사는 문제'인 만큼 양보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보이자 우 대표도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홍 후보는 "중국은 당연히 5천 년의 우방"이라며 "최근에 대국(중국)이 소국(한국)에 그런 제재를 가한다는 것은 저희로서는 상당히 서운한 일"이라고 말했다.
우 대표는 "25년째를 맞은 중한 수교가 어려움에 직면했다"면서 "어려움의 원인에 대해 중·한 양측 생각은 다를 수 있다. 어려움이 조속히 해결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 대표는 "우리가 우호적으로 지낼 이유는 백 가지도 넘는다. 하지만 중한 관계를 파괴할 이유는 단 한 가지도 없다"며 "후보님께서 앞으로도 중한 관계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기여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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