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에 부쩍 늘어난 해외 투어 복귀 선수

입력 2017-04-13 06:03
KLPGA에 부쩍 늘어난 해외 투어 복귀 선수

2014년 신인왕 백규정, LPGA투어 접고 국내 복귀

홍진주·안시현·이선화·임성아·김나리·나다예 등

(용인=연합뉴스) 권훈 기자 = 13일 경기도 용인 88 골프장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삼천리 투게더 오픈 1라운드에 출전한 백규정(22)은 작년까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었다.



2014년 인천 영종도에서 열린 LPGA투어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으로 LPGA투어 카드를 손에 넣었고 2015년 미국으로 무대를 옮겼다.

2014년 KLPGA투어에 데뷔한 백규정은 신인 시즌에 무려 3차례 정상에 오르며 신인왕까지 올랐던 유망주였다.

하지만 LPGA투어에서 2년 동안 백규정은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우승은커녕 10위 이내 입상이 딱 한 번 뿐이었다.

2015년 상금랭킹 57위, 작년에는 90위에 그쳤다.

백규정은 작년 시즌을 마치고 KLPGA 투어로 복귀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미 지난해 7차례 국내 대회에 모습을 드러내며 복귀를 타진했다.

삼천리 투게더 오픈은 국내 복귀전이다. 백규정은 올해 LPGA 투어 대회에 3차례 출전했지만 더는 LPGA투어 대회에 나갈 계획이 없다. 올해는 KLPGA투어에 전념할 생각이다. 올해 국내 무대 복귀를 염두에 두고 태국에서 강도 높은 겨울 훈련을 소화했다.

해외 투어에서 뛰다 KLPGA투어로 복귀한 선수는 백규정이 처음도 아니고 혼자도 아니다.

백규정 말고도 미국이나 일본에서 뛰다 국내 무대로 복귀한 선수가 6명이나 삼천리 투게더 오픈에 출전했다.

홍진주(34)와 안시현(33)은 해외 투어에서 국내로 복귀해 빛을 본 경우다.

홍진주는 2007년 LPGA투어에 진출했다가 일본을 거쳐 2010년 KLPGA투어로 돌아왔다. 작년에는 팬텀 클래식에서 우승해 녹슬지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홍진주에 앞서 2004년 LPGA투어로 건너갔던 안시현도 2014년부터 3년째 KLPGA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여자오픈을 제패해 화려한 옛 영광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홍진주, 안시현과 달리 미국과 일본에서 정상에 올랐던 선수라도 KLPGA투어는 만만한 곳이 아니다.

2006년 LPGA투어 신인왕 이선화(31)는 LPGA투어에서 4승을 올렸지만 지난해 KLPGA투어에 복귀해 상금랭킹 81위에 그쳐 시드를 지키지 못했다. 이선화는 지난 연말 다시 시드전을 치러 올해 출전권을 받아 2년째 KLPGA투어에서 뛰게 됐다.

임성아(33)는 2006년 LPGA투어 플로리다스 내추럴 채리티 챔피언십 우승자다. 2001년 고교생 때 KLPGA투어 타이거풀스 토토 오픈에서 우승했던 임성아는 2010년 한국 무대에 복귀했지만, 자리를 잡는 데 실패했다.

임성아는 2년 동안 필드를 떠났다가 작년 시드전을 치러 올해 KLPGA투어로 돌아왔다.

2006년 일본여자프로골프투어로 건너가 통산 2승을 올린 김나리(32)도 슬그머니 국내 무대로 옮겼다. 김나리는 지난해 연말 시드전에서 37위에 올라 올해 KLPGA투어 출전권을 손에 넣었고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국내 복귀전을 치렀다.

2009년에 일본에 진출해 2013년 메이지 컵 우승을 따냈던 나다예(30)도 일본 생활을 접고 작년부터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나다예는 2015년 겨울 시드전을 치러 KLPGA투어에 복귀했으나 지난해 성적이 좋지 않아 시드전을 다시 치러야 했다.

박주영(27)도 복귀파의 일원이다. 한국에서 4년을 뛰다 2014년 LPGA투어 퀄리파잉스쿨을 거쳐 2015년 LPGA 투어에 데뷔했지만, 그해 겨울 KLPGA투어 시드전에 응시해 2위로 2016년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박주영은 지난해 상금랭킹 25위에 올라 비교적 순조롭게 국내 무대에 다시 자리를 잡았다.

해외 투어에서 뛰다가 KLPGA 투어로 복귀하는 선수는 최근 3년 사이에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KLPGA투어의 대회가 많아지고 상금 규모가 커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미국과 일본이 여전히 상금이 더 많지만, 투어 경비 등을 고려하면 KLPGA투어 상금이 크게 뒤지지 않는다.

해외 투어에서 복귀하는 선수가 늘면서 KLPGA투어의 연소화도 어느 정도 희석됐다.

복귀 선수들은 대부분 서른 살을 넘은 고참 선수들이다.

어느 시즌보다 많아진 해외 투어 출신 선수들이 어떤 바람을 일으킬지도 올해 KLPGA투어의 볼거리 가운데 하나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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