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세계은행 총재 "인터넷이 빈국 좌절 부추겨"

입력 2017-04-12 16:44
김용 세계은행 총재 "인터넷이 빈국 좌절 부추겨"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인터넷의 보급 확대가 오히려 빈국 주민들의 좌절감을 부추기고 있다고 부작용을 지적했다.

12일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김 총재는 런던정경대학(LSE) 연설을 통해 인터넷이 '기회가 부합될 수 없는 열망을 개도국에 부추김으로써'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이주와 갈등의 물결을 초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총재는 이러한 좌절이 필연적으로 허약함과 갈등, 폭력, 극단주의, 그리고 궁극적인 이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총재의 이러한 지적은 인터넷의 보급 확대가 빈국들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할 것이라는 페이스북이나 구글과 같은 인터넷 기업들의 주장과 상반되는 것이다.

이들 업체는 이러한 모토에 따라 지구 상 오지에까지 인터넷 확대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며 페이스북 창설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인터넷 접근을 인류의 기본권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 총재는 인터넷이 생활 수준 향상에 기여한 것은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로 빈국 주민들로 하여금 먼 곳의 세세한 생활에 빠져들게 함으로써 '열망의 집중'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기술로 인해 저숙련 일자리가 없어질 위험에 처하면서 빈국 주민들의 목표 달성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 총재는 인터넷 접근으로 인해 주민들이 갈수록 소득 비교 대상을 이웃이 아닌 외부에서 찾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생활이 만족도가 낮아질 수에 없다고 지적했다.

곧 이전에는 이른바 '존스네 따라 하기'(Keeping up with the Joneses)처럼 이웃이 생활 만족도의 비교 기준이 됐으나 인터넷으로 인해 존스네가 더는 이웃에 존재하지 않고 전 세계 모든 곳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김 총재는 이어 웹을 통한 열망의 급속한 확산으로 기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개발원조가 더욱 절실해진 상황이라면서, 2015년 2억2천600만 개의 아프리카 지역 스마트폰이 2020년까지는 3배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반면 아프리카 지역의 국민소득(GDP) 증가는 인구증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개인의 생활 수준이 하락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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