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오른팔' 배넌 버리나…신뢰 여부 질문에 '시큰둥' 대답
"내 자신이 전략가" 발언도…'배넌 vs 쿠슈너' 다툼에 쿠슈너 손 관측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른팔'로 불린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향한 거리 두기에 나선 분위기다.
배넌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배제된 데 이어 신뢰성에 흠집을 내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나오면서 배넌의 입지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의 칼럼니스트 마이클 굿윈과의 짧은 대화에서 배넌을 놓고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배넌을 여전히 신뢰하느냐'라는 물음에 "스티브(배넌)를 좋아하지만 그는 내 캠프에 매우 늦게 합류했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내가 (공화당 경선에서) 모든 상원의원과 주지사들을 물리쳤을 때 나는 스티브를 몰랐다"고 강조했다.
배넌은 보수성향 인터넷매체 브레이트바트 뉴스의 공동창업자 출신으로 지난해 8월 트럼프 캠프의 최고경영자(CEO)로 합류해 본선을 진두지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 자신이 전략가"라며 백악관 수석전략가로서의 배넌 역할을 위협하는 말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실세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과 배넌 사이의 불화설 얘기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티브는 좋은 사람"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나는 그들에게 사태를 바로잡지 않으면 내가 나서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도 백악관 내 불화를 알고 있었고 일을 바로잡을 책임을 배넌에게 돌렸다고 해석했다.
WP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확실히 비전형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정치인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그의 발언이 다른 정치인 입에서 나왔다면 "배넌의 끝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들어 배넌의 위상의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는 미국 정가에서 공공연하게 나온다.
그는 최근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 장악력을 높이는 NSC의 장관급 회의에서 전격 배제됐다.
배넌의 대중 선동가 기질을 비판한 쿠슈너와의 전투에서도 밀리는 형세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배넌이 주창한 반이민 행정명령과 '트럼프케어' 강행 등이 모두 실패로 돌아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이 더 온건하면서 안정적인 쿠슈너로 쏠린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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