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소로스 대학 퇴출' 미·EU와 외교전으로 비화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미국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가 부다페스트에 세운 유럽중앙대학(Central European University)을 퇴출하려는 헝가리 정부의 고등교육법을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연일 비판하면서 외교 문제가 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헝가리를 방문한 미국 국무부 호이트 이 유럽·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는 "개정 고등교육법은 CEU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며 "중요한 미국계 헝가리 기관의 역할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정법은 헝가리에서 외국 대학을 운영하려면 본국에도 캠퍼스가 있어야 한다는 조항이 추가됐다. 미국계 대학인 CEU는 미국에 캠퍼스가 없다.
야노시 아데르 헝가리 대통령은 최근 의회를 통과한 이 법에 10일 최종 서명했다.
호이트 이 부차관보는 "헝가리 정부가 CEU 및 법의 영향을 받는 다른 교육기관들과 원만하게 대화로 이 문제를 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마크 토너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개정 고등교육법은 헝가리에서 학위 과정을 운영하는 미국 대학을 위협할 수 있다"며 "헝가리가 법 개정을 보류하고 토론을 통해 우려를 해소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독일 외교부 미하엘 로트 EU 담당 차관은 CEU를 겨냥한 법을 이해할 수 없다며 "헝가리 정부가 EU와 그 어느 때보다 갈등을 겪고 있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U 집행위원회는 12일 헝가리 개정 고등교육법을 놓고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조지 소로스가 헬싱키위원회 등 인권단체를 지원하면서 헝가리 난민 정책에 반대하는 등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고 비판해왔다.
헝가리 집권여당 피데스를 이끄는 라요시 코사 의원은 헝가리 방송에 출연해 "최종 쟁점은 결국 난민 문제다"라며 "헝가리 정부와 소로스 제국이 계속 긴장 상태를 이어가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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