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영향력 통제하려는 테슬라 주주들
머스크와 관계없는 이사 2명 추가 요구…테슬라 "찾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강한 힘이 있는 투자자 그룹이 전기차 회사 테슬라에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의 영향력을 줄이고 "집단사고"를 막기 위해 이사회 통제 강화를 요구했다.
5개의 투자 그룹이 테슬라에 보낸 편지에 머스크와 관련이 없는 이사 2명을 새로 임명하고, 모든 이사를 3년마다가 아닌 해마다 선임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테슬라의 이사회 구성은 지난해 머스크가 자신이 창업한 또 다른 회사로 적자투성이인 태양광 패널업체 솔라시티를 테슬라와 합병시킬 때 도마 위에 올랐다. 테슬라 이사진이 머스크와 관련 있는 인물로 채워져 있다는 것이었다.
캘리포니아주 교사 퇴직연금, 헤르메스 에쿼티 오너십 서비스 등이 편지를 보낸 11일은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GM을 넘어 미국 자동차 회사 1위에 오른 날이다.
하지만 편지에 서명한 CtW인베스트먼트그룹의 에텔비나 마르티네스는 테슬라 주가가 최근 몇 개월간 급등한 것이 취약한 이사회 통제를 보충해주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기본도 제대로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은 테슬라의 이사회에서 의장인 머스크 이외의 6명 가운데 5명이 머스크와 직무 또는 개인적으로 관련이 있어 이들이 독립적 판단을 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고 편지에서 지적했다.
솔라시티의 최고재무책임자였던 브래드 부스, 벤처 캐피털리스트로 머스크의 로켓 회사인 스페이스 X의 이사이기도 한 스티브 주벳슨, 머스크의 동생인 킴벌, 스페이스X에 나란히 투자한 아이라 에렌프레이스와 안토니오 그라시아스 등이다.
투자자들은 테슬라가 "경이적인 성장"을 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지금은 회사 발전에 "결정적 순간"이라고 말했다. 테슬라는 대중시장을 겨냥한 첫 차량인 모델3를 올해 말 출시할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집단사고" 같이 정상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의사 결정이 이뤄지는 것을 막기 위해 테슬라에 더욱 독립적인 이사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테슬라는 이에 대해 "우리는 투자자와 소통하고 있으며 그들의 의견을 소중하게 여긴다"면서 "독립적인 이사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고 반응했다. 테슬라는 이어 추가 이사 선임을 "꽤 이른 시일 안에" 발표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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