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익한 세균으로 병원균 없앤다…쥐 실험서 효능 확인

입력 2017-04-12 13:59
유익한 세균으로 병원균 없앤다…쥐 실험서 효능 확인

장욱 싱가포르국립대 교수 "헬리코박터 치료에도 적용"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세균의 유전자를 변형, 특정 병원균을 없애는 신개념 치료법이 개발됐다.

장욱 싱가포르국립대 생화학과 교수팀은 대표적인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인 '니슬 대장균'(Escherichia coli Nissle)의 유전자를 변형해 녹농균을 제거하는 동물실험에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사람 몸속에서 유익한 효과를 주는 균을 뜻하는데, 알약이나 음료 등 다양한 제품으로 섭취할 수도 있다. 녹농균은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에서 폐렴, 패혈증 등을 일으킬 수 있는 균이다.

연구진은 니슬 대장균에 녹농균을 감지하는 유전자 회로와 함께 녹농균을 죽이는 '피오신'(pyocin)이라는 물질, 그리고 녹농균 막을 없애는 '디스퍼신'(dispersin) 효소 유전자를 넣었다.

이 니슬 대장균을 녹농균에 감염된 예쁜꼬마선충에게 먹이자 녹농균이 사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녹농균에 위 등 소화기관이 감염된 쥐에게 니슬 대장균을 적용한 결과, 녹농균의 80%가 사라졌다.

녹농균에 감염되지 않은 쥐에게 니슬 대장균을 미리 먹이면 감염률이 1천 분의 1 정도로 줄었다. 니슬 대장균이 녹농균 감염 예방에도 효과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장욱 교수는 "넣어주는 유전자에 따라 녹농균 외에 다른 균을 죽이는 대장균도 만들 수 있다"며 "이 기술이 그만큼 다양하게 쓰일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앞으로 위염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나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RAS),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 등을 없애는데도 이 기술을 적용할 생각"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11일 자에 실렸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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