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륙' 충북, 선호 수학여행지 영남→수도권·제주 바뀌어
일선 학교, 지진 우려해 영남 꺼려…선호도 3위로 밀려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전국에서 유일하게 바다가 없는 충북 일선 학교의 수학여행 선호 지역이 바뀌었다.
'9·12 경주 강진' 발생 이전까지만 해도 충북은 '수학여행의 성지'로 통하는 경주를 포함해 영남권을 수학여행 코스로 가장 선호했다.
그러나 경주 지진 발생 이후 수도권으로 발길을 옮기는 추세다.
12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월 전수조사 결과 올해 도내 481개 초·중·고·특수학교 중 376개교가 수학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수학여행 실시 학교 중 367곳은 국내, 9곳은 국외를 목적지로 결정했다.
국내 수학여행지는 수도권이 103곳으로 가장 많았고, 제주가 92곳으로 뒤를 이었다. 영남권은 경주 35곳을 포함해 73곳으로 3위로 밀렸다. 영남권이 충북의 수학여행 코스에서 1위를 못한 것은 처음으로 보인다.
주로 강진 발생 이전의 일이지만, 지난해에도 영남권은 경주 88개교를 포함해 131개교가 찾아 제주(104개교)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변함없는 충북의 제1 수학여행지였다.
충북의 일선 학교가 영남지역 수학여행을 가장 선호했다는 사실은 2015년 통계에서 잘 드러난다.
2015년 국내에서 수학여행을 즐긴 388개교의 수학여행지는 영남권이 경주 130개교를 포함해 157개교로 전체의 40.5%에 달했다. 이어 제주(81곳), 수도권(54곳), 호남권(42곳), 강원권(40곳), 충청권(14곳) 등 순이었다.
올해 충북의 선호 수학여행지에 변동이 생긴 것은 경주 지진에 대한 불안감이 완전히 가시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주가 강진의 악몽을 떨쳐내고 안심 수학여행 서비스 등 수학여행단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수학여행 성지'의 명성을 회복하려면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병우 충북교육감은 12일 오전 경주 수학여행길에 오르는 청주 수곡초등학교를 찾아 안전한 여행을 당부했다.
김 교육감은 "수학여행은 교실 밖에서 교과 내용을 배우고 체험하는 것"이라며 "안전에 각별히 주의하고, 훗날 기억에 남는 수학여행이 되도록 하라"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4·5월 수학여행 시즌을 맞아 수학여행지 사전 답사, 수학여행 출발 전 학생 건강상태 확인, 안전 교육, 버스 운전자 음주 여부 확인, 차량 점검 등 안전을 살피도록 하고 있다.
jc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