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체제' 노린 中시진핑, 산둥·간쑤성도 장악…측근 배치

입력 2017-04-12 11:22
'1인체제' 노린 中시진핑, 산둥·간쑤성도 장악…측근 배치

'거칠 것이 없다'…친위세력 포진시켜 지방권력 착착 접수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올가을 최고지도부 개편을 앞두고 산둥(山東), 간쑤(甘肅) 등지에 친위세력을 포진시키며 지방권력을 강화하고 있다.

12일 중신망에 따르면 산둥성 인민대표대회는 전날 지난(濟南)에서 회의를 열어 궁정(공<龍+共>正·57) 산둥성 부서기를 산둥성 대리성장에 임명했다. 간쑤성에서도 탕런젠(唐仁健·55) 부서기가 대리성장으로 지명됐다.

이로써 궁 대리성장은 궈수칭(郭樹淸) 전 산둥성장이 지난 2월 하순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주석으로 옮긴 뒤 1개월여간 공석 상태인 산둥성장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산둥성장에는 궁 대리성장과 함께 롄웨이량(連維良)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궁 부서기와 탕 부서기는 특히 시 주석과 관련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시 주석의 5년 후반기 체제를 맞이하는 19차 당 대회를 앞두고 시 주석의 1인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지방권력을 장악하려는 인사포석과 관련돼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궁 부서기는 대외경제무역대학 졸업후 최연소 간부 승진을 거듭하며 해관총서(세관) 부서장까지 오른 뒤 시 주석이 재직했던 저장(浙江)성 부성장과 항저우(杭州)시 서기를 거친 인물이다.

궁 부서기는 시 주석이 2003∼2007년 저장성 성장과 서기를 지낸 직후인 2008년부터 저장 경력이 시작됐기 때문에 시 주석의 직계 부하였던 적은 없었으나 시 주석 친위세력인 '즈장신쥔'(之江新軍·시 주석 저장성 재임 시기의 관료인맥)들과 친분을 갖게 됐다.

최근 요직 배치가 늘고 있는 즈장신쥔에는 차이치(蔡奇) 베이징시 시장, 천민얼(陳敏爾) 구이저우(貴州) 서기, 황쿤밍(黃坤明) 중앙선전부 부부장 등이 꼽힌다.

궁 대리성장은 항저우 서기 시절 기업을 위한 규제 완화에 적극성을 보이며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에게 "알리바바가 천하의 장사꾼들을 위한 심부름꾼이 되겠다면 정부는 알리바바의 심부름꾼이 되겠다"고 했던 일성이 회자된 바 있다.

간쑤성 대리성장에 임명된 탕 부서기는 농업부에서 공직을 시작해, 시 주석이 조장으로 있으며 주요 국가경제 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국 공산당 중앙재경영도소조에서 농촌 관련 업무를 오랫동안 맡아온 인물이다.

2014년부터 2년간 광시(廣西)장족자치구 부주석을 지낸 것을 빼고는 17년을 중앙재경영도소조에서 일해왔다. 시 주석은 2012년부터 중앙재경영도소조의 조장을 맡고 있다.

탕 부서기의 이동은 최근 간쑤성 서기로 승진한 린둬(林鐸·61) 성장의 자리를 메우는 것이다.

린 서기는 시 주석의 최측근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겸 정치국 상무위원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왕 서기가 2000년대 베이징 시장을 맡았을 때 시청(西城)구 구청장과 서기, 베이징 부비서장 등을 역임했다.

린 서기는 왕 서기가 중앙기율위원회 서기를 맡은지 2년만인 지난 2014년 하얼빈시 서기에서 랴오닝성 기율위원회 서기로 갑작스럽게 이동하는 등 왕 서기와 행로를 같이 하고 있다.

산둥성에선 최근 지도부 인사교체가 잦아지고 있다. 지난달 류자이(劉家義) 국가심계서장(감사원장격)이 산둥성 서기로 부임했으며 이번에 산둥성 공청단 서기와 산둥성 선전부장을 지낸 리췬(李群·55) 칭다오(靑島)시 서기가 부성장으로 임명됐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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