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광용 14시간 조사…"폭력시위 인정못한다"(종합2보)

입력 2017-04-12 23:21
수정 2017-04-12 23:25
정광용 14시간 조사…"폭력시위 인정못한다"(종합2보)

"대선 기간 소환은 정치탄압…사망자 발생은 경찰 책임"

경찰, 구속영장 신청 검토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권영전 김현정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일 폭력시위를 한 혐의를 받는 정광용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12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출석했다.

정 총장은 이날 오전 9시 3분께 나와 오후 10시 55분까지 약 13시간동안 조사를 마친 뒤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에게 "(폭력시위)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폭력 사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느냐는 질문에는 "폭력 책임이라…"며 말끝을 흐렸고, 선동한 것이 아니냐고 캐묻자 "소명 잘 했다"고만 답하고 경찰서를 나섰다.

억울한 부분 없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정 총장은 앞서 오전에 정광택·권영해 새누리당 공동대표와 함께 경찰에 출석할 때도 폭력시위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경찰이 3차 소환을 할 때까지 출석을 미룬 이유로 "창당하고 대선후보를 내는 등 일정 때문에 숨도 못 쉴 정도로 바쁘다"는 설명을 하며 "공당의 사무총장을 대선 기간에 부르는 것은 정치탄압이자 선거탄압"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시위 당시 사망자 발생에 경찰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며 "(당시) 군중은 다들 흥분했고 나는 '침착하라. 폭력을 쓰지 말라' 지침을 내렸으나 경찰이 과잉으로 대항(진압)해 사망자가 생겼다"고 책임을 부인했다.

당시 '태극기집회' 사회자였던 손상대 뉴스타운 대표가 '공격하라'고 말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사회자가 무모한 것도 있었다. 사회자도 사람이다"라면서도 "손상대씨 책임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날 종로서 정문 앞에는 종일 정 총장이 회장으로 있는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회원들이 모여 군가를 틀고 태극기를 흔들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정 총장이 종로서를 나서자 이름을 연호했다.

경찰은 정 총장을 상대로 추가 수사를 하고 수사자료 등을 검토한 후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정 총장은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일인 지난 달 10일 헌법재판소 인근인 종로구 안국역 앞에서 폭력시위를 주최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참가자들은 헌재의 탄핵 인용 소식에 격분해 경찰 버스를 파손하고 언론사 기자를 폭행했다. 이 과정에서 3명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다치는 등 사상자도 발생했다.

경찰은 지난달 28일과 이달 3일·10일 세 차례 정 총장에게 출석을 요구했으나, 정 총장은 '대통령선거 이후 출석하겠다' 등의 이유를 대며 나오지 않았다.

정 총장은 9일에 팩스로 '12일 출석하겠다'고 밝혔다가 10일 '대선 이후 나오겠다'고 번복했고, 이에 경찰이 체포영장을 신청하자 다시 말을 바꿔 12일 오전 9시에 출석하겠다고 전해왔다.

탄핵 당일 집회에서 사회를 본 손 대표는 지난달 28∼29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com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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