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 김기성 "득점왕 놓친 아쉬움, 결승골로 풀었어요"

입력 2017-04-11 23:01
한라 김기성 "득점왕 놓친 아쉬움, 결승골로 풀었어요"



(안양=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안양 한라의 공격수 김기성(32)이 아시아리그 득점왕에 오르지 못한 '한'을 천금과 같은 결승골로 풀었다.

한라는 11일 안양 빙상장에서 열린 2016-2017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챔프전(5전 3승제) 3차전에서 러시아의 사할린과 연장 접전 끝에 3-2(1-1 1-1 0-0 1-0)로 승리했다.

'해결사' 김기성이 한라에 통산 4번째 챔프전 우승을 안겼다. 승리의 여신이 도와준 골이었다.

한라는 연장 2분 57초, 파워 플레이(상대 선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우위) 기회에서 김기성이 문전 앞으로 쇄도하는 동생 김상욱에게 내준 패스가 사할린 선수의 스케이트에 맞고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한라의 2회 연속 통합 우승을 결정지은 김기성의 서든데스 골이었다.

김기성은 우승 세리모니 뒤 인터뷰에서 "골을 넣으려고 한 건 아니고 동생(김상욱)에게 준다는 것이 행운의 골이 됐다"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김기성은 팀의 우승에 마침표를 찍으며 정규리그 득점왕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덜었다.

올 시즌 아시아리그는 김기성의 득점왕, 김상욱의 어시스트왕 도전으로 큰 관심이 쏠렸다.

형제 선수가 득점과 어시스트 부문에서 나란히 정상에 오른 예는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

아시아리그 사상 유례가 없는 진기록을 향해 달려가던 형제는 그러나 유력한 득점왕 후보였던 김기성이 정규리그 막판 부상으로 궤도에서 이탈하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형을 대신해 동생인 김상욱이 68포인트(골+어시스트)로 한국 선수로는 사상 최초로 아시아리그 포인트왕을 차지하는 영광을 누렸다.

김기성은 "정규리그에서 부상으로 8경기를 뛰지 못해 마음고생을 많이 했는데, 마지막에 결승골을 넣어서 그 아쉬움을 조금은 덜 수 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기성 등이 속한 한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오는 22일부터 우크라이나에서 키예프에서 개막하는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 A(2부리그) 대회에 나선다.

그는 "남은 기간 잘 준비해서 (최상위 레벨인) 월드챔피언십에 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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