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부 "美의 對북한 무력 사용 가능성 시사 우려"

입력 2017-04-11 22:44
러 외무부 "美의 對북한 무력 사용 가능성 시사 우려"

"방러 틸러슨 통해 美 대북정책 파악 기대"…푸틴-틸러슨 면담 여전히 미정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는 11일(현지시간)부터 이틀 동안 모스크바를 방문하는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의 회담을 통해 미국이 북한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틸러슨 방러와 관련한 공보실 명의의 논평을 통해 "미국이 일방적 무력 사용 시나리오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북한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전했다.

또 무력 사용 가능성을 포함한 미국의 대북 강경책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에 명시된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한 집단적 의무와 어떻게 조화하는지 이해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측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의 6차 핵실험 준비 징후와 미국 칼빈슨 항공모함 전단의 한반도 이동 등으로 역내 긴장이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러시아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비난하며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에 동참하면서도 군사적 압박을 비롯한 한국과 미국의 대북 강경책에는 반대해 왔다.

외무부는 이어 최대 국제 현안이 되고 있는 시리아 사태와 관련 "미국의 시리아 공군 비행장 폭격은 국제법을 위반한 주권국에 대한 침공행위로 테러리스트들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거듭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지난 4일 시리아 이들리브주(州)에서 발생한 화학무기 사고에 대해 화학무기금지기구(OPCW)가 참여하는 객관적 조사에 동의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서방은 화학무기를 제작해온 '자바트 알누스라'('자바트 파테알샴'으로 개명) 소속 반군들이 해당 지역에 주둔하고 있음을 알면서도 아무런 증거 없이 화학무기 공격의 책임을 시리아 정부군에 돌리고 있다는 비난도 덧붙였다.

외무부는 또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영향력을 행사해 우크라 정부가 민스크 협정을 철저히 이해하도록 압박하길 기대한다고 밝히면서 내전 속에 있는 리비아와 예멘 대책에 대해서도 듣고 싶다고 밝혔다.

미-러 관계와 관련 외무부는 "회담을 통해 미국이 양자 관계 안정화와 정상화 필요성을 얼마나 자각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면서 냉전 이후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양국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생산적 협상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틸러슨 장관은 11일 오후 모스크바에 도착해 12일 오전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회담하고 오후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예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과 틸러슨 장관 면담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이탈리아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외무장관 회의를 마치고 러시아로 출발하기에 앞서 "러시아는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과 보조를 맞출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과 이란, 헤즈볼라 무장세력을 끌어안을지 양자택일 해야한다"며 러시아를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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