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북한 넘은 윤덕여호, 3번째 월드컵 본선 꿈꾼다

입력 2017-04-11 21:25
'최강' 북한 넘은 윤덕여호, 3번째 월드컵 본선 꿈꾼다

내년 4월 아시안컵 본선에서 월드컵 티켓 5장 놓고 경쟁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2015년 국제축구연맹(FIFA) 캐나다여자월드컵 16강에 진출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한국 여자축구가 2019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영광 재현을 꿈꾼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1일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안컵 예선 B조 최종전에서 우즈베키스탄에 4-0으로 이겼다.

'최강' 북한과 승점 10(3승1무)으로 동률이 된 한국은 골 득실(한국 +20, 북한 +17)에서 앞서 조 1위에 주어지는 아시안컵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대표팀은 2019 프랑스 월드컵 예선을 겸해 내년 4월 요르단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본선에서 8개 참가국 중 5위 안에 들면 월드컵 본선에 오를 수 있다.

한국이 프랑스 월드컵에 진출하게 되면 2003년 미국 월드컵과 2015년 캐나다 월드컵에 이어 세 번째 월드컵 본선행이 된다.

첫 출전이던 미국 월드컵 당시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브라질, 노르웨이, 프랑스와 한 조가 된 한국은 3전 전패로 첫 도전을 마무리했다.

1-7로 대패했던 마지막 노르웨이전에서 미드필더 김진희가 여자월드컵 사상 첫 골을 넣은 데 만족해야 했던 시기다.

한국은 이후 북한, 일본, 중국 등 강호들이 즐비한 아시아 무대에서 번번이 좌절하며 2007년 중국월드컵, 2011년 독일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10년 넘게 월드컵 본선과 인연이 없었던 한국에 다시 기회가 온 것은 캐나다 월드컵이었다.

2014년 아시안컵에서 4위에 올라 캐나다행 티켓을 확보한 덕분이었다.

한국은 캐나다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브라질에 패했지만, 코스타리카전에서는 우세한 경기 끝에 비겼고, 스페인전에서는 역전승을 거두며 대회 첫 승과 함께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16강전에서 프랑스에 0-3으로 패하며 8강 진출은 좌절됐지만, 금의환향하기 충분한 성적이었다.

'그들만의 리그'였던 여자축구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고, 캐나다 월드컵의 경험을 바탕으로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2015년 8월 중국 우한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북한에 0-2로 졌지만, 강호 일본과 중국을 잇달아 꺾으며 4개 팀 중 2위를 차지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다.

위기도 있었다. 한국은 지난해 3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4위에 그치면서 2위까지 주어지는 리우행 티켓을 얻지 못했다.

올해 초 월드컵 본선행 관문인 이번 대회 조 추첨 결과 북한과 한 조에 속하게 되자 프랑스월드컵 출전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비관적 관측도 있었다.

그러나 태극낭자들은 북한 평양에서 열린 북한과의 원정에서 1-1로 비긴 뒤 다른 국가들과의 경기에서 다득점에 성공하며 꿈을 이뤄냈다.

열세가 예상됐던 북한전을 무승부로 마무리한 한국 선수들이 "여자축구의 미래를 지켜냈다"고 말한 대로, 대표팀은 프랑스 월드컵을 준비하며 여자축구 성장 동력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대표팀은 프랑스 월드컵 16강, 그 이상을 보며 훈련에 매진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bscha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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