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은 대우조선 채무재조정 합의서 속속 제출

입력 2017-04-11 17:19
시중은행은 대우조선 채무재조정 합의서 속속 제출

가장 큰 고비 사채권자 집회 엿새 앞으로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박의래 기자 = 대우조선해양[042660]이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은 채무 재조정에 동의한다는 합의서를 속속 제출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사채권자들이 채무 재조정에 동의할 경우 시중은행도 뒤따른다는 '조건부 합의'이기 때문에 대우조선의 운명은 여전히 국민연금 등 회사채 투자자들이 쥐고 있는 형국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하나은행, 신한은행 등이 대우조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채무 재조정 합의서를 제출했다.

시중은행은 무담보채권 7천억원 중 80%(5천600억원)를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20%는 만기를 5년 연장하기로 했다.

대우조선이 신규 수주를 하면 5억달러 규모로 선수금환급보증(RG)도 2차 보증(복보증) 형태로 서주기로 했다.

시중은행은 합의서를 제출하기에 앞서 ▲산은의 대우조선 보유지분 추가 감자 ▲신주 발행 가격 인하 ▲수은이 인수하는 대우조선 영구채 금리 인하 ▲전환상환 우선주 선택권 등을 요구했었다.

채무 재조정에 동참한다는 '대세'를 뒤집지는 않겠지만, 동의를 조건으로 각종 요구를 관철해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시중은행의 요구가 모두 관철되지는 않았지만 수은이 인수하는 대우조선 영구채 금리 인하(연 3%→1%)와 전환상환 우선주 선택권 부여가 받아들여졌다.

산은이 합의서를 받아야 하는 곳은 우리은행[000030], 국민은행, 농협은행 등 시중은행 9곳과 서울보증보험, 방위산업진흥회 등 보증기관 2곳이다.

산은은 시중은행들이 이번 주 안으로 합의서 제출을 마무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당국과 산은은 ▲대우조선 노동조합의 임금 삭감 ▲시중은행의 채무 재조정 합의 ▲회사채 투자자의 채무 재조정 합의 등 세 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될 경우 대우조선에 신규자금 2조9천억원을 투입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단기 법정관리인 P플랜에 보낸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 중 첫 번째와 두 번째 조건은 마무리되는 모습이다.

가장 큰 고비인 오는 17∼18일의 사채권자 집회만이 남았다.

국민연금은 12∼14일 중 투자위원회를 열어 대우조선해양 채무 재조정안에 대한 국민연금공단의 최종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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