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전문가 "美 대북 선제타격 땐 분쟁 격화·재앙 초래할것"(종합)

입력 2017-04-11 23:10
러시아 전문가 "美 대북 선제타격 땐 분쟁 격화·재앙 초래할것"(종합)

"2천500만 인구 수도권 포격 사정권"…"1980년대 이라크 원전 공습과는 상황달라"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북한의 6차 핵실험 준비 징후와 미국 칼빈슨 항공모함 전단의 한반도 이동 등으로 역내 긴장이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이 남한의 대규모 민간인 피해와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러시아의 한반도·중국 문제 전문가가 경고했다.

러시아 극동문제연구소 선임 연구원이자 고등경제대학 통합유럽국제연구센터 선임 연구원인 바실리 카쉰은 11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이즈베스티야에 기고한 '한반도에 전쟁은 가능한가'란 제하의 글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카쉰은 "지난해까지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는 20기로 추정되며 중거리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핵탄두도 이미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정밀타격으로 북한 핵무기를 제거하겠다는 계획은 거대한 북한의 지하군사시설 등을 고려할 때 의문을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정밀타격으로 영변 핵시설과 같은 일부 핵심 시설을 파괴할 수는 있겠지만 축적된 핵물질과 핵무기, 미사일 등을 제거하는 것은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는 정밀타격에 대한 북한의 대응은 비대칭적 공격이 될 것이기 때문에 대규모 민간인 희생이 불가피할 것이란 예상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북한의 대응 공격이 미군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지는 못하겠지만 2천500만 명 이상의 인구를 가진 남한 수도권 지역이 북한 포격의 사정권에 있다고 상기시켰다.

북한은 남한과 일본 공격을 위해 사정거리가 1천500km에 달하는 중거리 노동 미사일 200여 기를 동원할 수 있으며 1천기가 넘는 화성-5·화성-6·스커드-ER 등 단거리 미사일도 사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동해 상에선 소규모 잠수함들이 선박 공격에 동원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카쉰은 "북한의 안보 전략은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공격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는 확실한 대응 공격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외과수술식 타격이 대규모 피해 없이 성공하길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 "북한은 어떠한 공격에도 아주 강력한 대응 공격으로 맞설 것이기 때문에 이는 분쟁 격화와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미국·캐나다 연구소 부소장인 파벨 졸로타료프 예비역 소장도 이날 미군 항모의 한반도 파견을 '무력투사'라고 규정하면서도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자국 '스푸트니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누군가가 이라크의 핵개발 프로그램을 중단시킨 1981년 이스라엘 공군의 이라크 '오시락' 원전 공습을 재현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북한의 경우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포격 등으로 상당히 실질적인 대응 공격에 나설 수 있으며 포격 사정권에 한국 수도 서울이 들어간다"면서 "이는 미국의 심각한 개입이 필요한 분쟁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과 한국도 그같은 사태 전개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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