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첫 '일대일로 열차' 중국행…1만2천㎞·18일 여정

입력 2017-04-11 10:12
영국 첫 '일대일로 열차' 중국행…1만2천㎞·18일 여정

"브렉시트로 새로운 무역 상대국 찾는 영국에 새로운 기회"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영국과 유럽연합(EU)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영국과 중국을 연결하는 화물열차가 지난 9일(현지시간) 영국을 출발했다고 AFP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영국 런던 동부 에섹스 주 코링험을 떠나 중국 저장(浙江)성 이우(義烏)시로 가는 이 열차의 출발은 EU 탈퇴 이후 또 다른 무역 통로를 찾는 영국에 새로운 기회를 제시하는 상징적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32개 화물칸이 연결된, 총 길이 600m의 이 열차는 위스키와 청량음료, 유아용품, 비타민, 의약품 등을 싣고 현대판 '실크로드'를 따라 18일간 운행한다.

영국에서 중국까지 노선은 1만2천㎞ 길이로, 영불 해저터널을 건너 프랑스, 벨기에, 독일, 폴란드, 벨라루스,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을 경유해 중국에 도착하게 된다.

국가별로 기차 철로의 폭이 달라 폴란드에서 구소련 지역으로 넘어갈 때는 화물칸도 교체해야 한다.

그럼에도 열차 운송은 항공 운송보다 비용이 저렴하며 해상 운송보다는 빨라 운송업체에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앞서 중국은 지난 1월에는 영국 런던으로 첫 화물열차를 보낸 적이 있다. 이번 런던발 열차는 반대방향으로 가는 첫 시도인 셈이다.



EU에서 공식 탈퇴하면 다른 국가와 자유롭게 무역 협정을 맺을 수 있는 영국은 중국과의 교역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추진 중이라는 점에서 이 화물열차의 운행은 큰 의미가 있다.

중국은 미국,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아일랜드, 스위스에 이어 영국에 7번째로 큰 수출 시장이다. 영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대중 수출 규모는 2006년 이래 매년 12.9%씩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수입 측면에서도 독일과 미국에 이어 중국산 수입이 3위를 차지한다.

영국 테리사 메이 행정부에서 기반 시설 및 수송분야 담당 대사인 루퍼트 솜스는 중국으로 떠나는 화물열차를 놓고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일각에선 세계화를 나쁜 말로 받아들이지만, 무역은 전성기를 맞이했으며 모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열차운송사업에 참여한 중국 측 업체인 천맹실업의 펑쉬빈 회장도 "고대 실크로드를 복구해 중국과 북유럽, 영국이 물류를 교환하는 것은 중요하면서도 흥미진진한 시도"라고 평가했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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