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5일째 반정부 시위…정부, 좌파동맹국 지지 모색
야권· OAS 사무총장 조기대선 촉구…마두로, 볼리바르 동맹국 회의 참석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베네수엘라에서 10일(현지시간)에도 5일째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다고 엘 나시오날 등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중도 우파 야권과 지지자 수천 명은 이날 수도 카라카스 동부 지역을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에서 독재정치 중단과 조기 대선 등을 요구하며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주요 도로를 점거한 채 최루 가스와 물대포, 고무총탄 등을 쏘며 해산을 시도하는 경찰에 맞서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저항했다.
최근 시위는 취소된 대법원의 의회 입법권 대행 시도와 유력한 차기 야권 대선주자의 공직 선거 출마 금지 조치를 규탄하기 위해 조직됐다.
앞서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되는 대법원은 지난달 29일 의회가 계속해서 법원의 결정을 경멸하면 의회의 입법활동을 자체적으로 대행하겠다는 판결을 내렸다가, 국내외에서 비판이 거세지자 지난 1일 판결을 취소했다.
이어 베네수엘라 감사원은 지난 7일 야권 지도자인 엔리케 카프릴레스에게 15년간 공직 선거 출마를 금지했다.
야권은 오는 19일 반정부 시위자들의 어머니들도 참가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는 등 압박 강도를 높일 작정이다.
베네수엘라 야권의 조기 대선 추진 움직임에 대해 우파 성향의 인근 국가와 국제단체가 지원에 나섰다.
루이스 알마그로 미주기구(OAS) 사무총장과 브라질은 이날 브라질리아에서 회의한 뒤 베네수엘라의 정치·경제 위기를 풀고 민주주의를 복원하는 유일한 해법은 선거라고 압박했다.
위기에 몰린 베네수엘라 정부는 중남미 좌파동맹국들의 지지를 모색하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쿠바 아바나에서 진행 중인 미주를 위한 볼리바르 동맹(ALBA) 외교부 장관 회의에 참석했다.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교부 장관은 이날 개막연설에서 "베네수엘라 정국에 대한 미주기구의 개입은 제국주의의 이익을 옹호하기 위한 숨겨진 거래와 변덕스럽고 사악한 조작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회의에서 볼리비아, 쿠바, 에콰도르, 니카라과와 일부 카리브 해 국가는 베네수엘라 좌파 정부에 대한 지지 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penpia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