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의회 또 내홍…추경안 승인 두고 네 탓 공방
의장단 선출 갈등 장기화…상임위도 지금껏 열지 못해
(보은=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의원 8명에 불과한 충북 보은군의회가 반쪽으로 갈라져 내홍을 빚고 있다. 최근 보은군 추경 예산안을 한 푼도 깎지 않고 원안 의결하면서 갈등이 표면화됐다.
보은군의회는 지난 3∼5일 연 임시회에서 군에서 요청한 568억11천100만원의 추경 안을 여과 없이 승인했다.
승인된 예산에는 올해 당초 예산에서 삭감된 스포츠 파크 야구장 조명시설 설치비(9억원), 전국 우슈 선수권 대회 행사비(1억2천만원), 리틀 K리그 유소년 축구 행사비(1억원) 등 체육 관련 예산이 상당수 포함됐다.
석 달 전 효율적인 재정 운영과 군수 독선을 막겠다며 도려낸 예산들이다.
삭감 예산이 전액 되살아나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하유정 의원은 지난 5일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의원 4명은 삭감조서를 백지로 제출하는 등 집행부에 매수당하고 담합한 의혹을 떨칠 수 없다"며 예산 승인을 주도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맹비난했다.
하 의원의 공격을 받은 한국당 의원들은 발끈했다.
이 당의 최부림·원갑희 의원은 10일 보은군청 기자실을 찾아 "추경 예산 처리는 민주적 절차에 의해 지극히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며 "담합 운운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지난해 삭감 사유가 빈약하다는 소수 의견을 묵살하고 밀어붙인 사람들이 누구냐"며 "여건이 변한 부분을 반영하는 게 추경이고, 스포츠 파크 등이 준공된 상황에서 관련 사업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은군의회 내분은 지난해 상임위원회 구성 때 촉발됐다. 이 의회는 한국당 소속 의원 6명과 민주당 의원 2명으로 구성돼 있다.
당시 다수당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두 자리를 싹쓸이하자 민주당 소속 의원 2명과 한국당 비주류 의원 1명 등 3명은 상임위원회 불참을 선언하며 반발했다.
보은군의회는 2개의 상임위원회를 두고 있는데, 각각 의원 5명으로 구성돼 의결 정족수인 과반이 등원해야 운영된다.
그러나 당시 후유증으로 3명이 상임위 활동을 보이콧하면서 지금까지 한 차례도 회의가 열리지 않았다.
군의회는 의원 역량 강화를 위해 이달 12∼14일 제주도로 연수를 간다. 그러나 이 연수에도 3명의 의원은 불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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