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최대이익 낸 정유업계, 1분기에도 호실적 이어갈 듯

입력 2017-04-11 07:23
수정 2017-04-11 07:44
작년 최대이익 낸 정유업계, 1분기에도 호실적 이어갈 듯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실적 잔치를 벌였던 정유업계가 1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1일 정유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정유업계의 맏형인 SK이노베이션의 경우 1분기에 8천억원 중반대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최근 한 달 새 나온 증권사 보고서들의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를 보면 매출액은 11조3천21억원, 영업이익은 8천643억원이다.

SK증권의 경우 가장 높은 9천510억원을 예상했고, 하이투자증권은 가장 낮은 7천930억원을 전망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의 실적을 보였던 작년 1분기(영업이익 8천448억원) 성적을 소폭 웃도는 수치다.

에쓰오일의 경우 3천억원 중후반대를 예상하는 전망이 많다. 최근 1개월 새 발행된 증권사 보고서들의 컨센서스는 매출액 4조9천640억원, 영업이익 3천913억원이다.

전년 동기보다 영업이익이 두 배 이상으로 늘었던 작년 1분기(영업이익 4천914억원)에는 못 미치지만, 여전히 양호한 수준이다.

나머지 정유사 2곳,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상장 법인이 아니어서 통상 별도로 실적 전망치가 나오지 않는다.

다만 GS칼텍스의 영업이익을 6천610억원으로 전망한 보고서가 한 건 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GS칼텍스의 영업이익 3천159억원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도 1분기 정유업계의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점친다. 국제유가가 완만한 상승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각종 석유화학제품의 시황이 좋기 때문이다.

정유업계의 주요한 수익성 지표로 통하는 정제마진도 3월 초 소폭 하락했다가 중후반으로 오면서 회복했다.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올해 1월 평균 6.9달러, 2월 6.7달러로 집계됐다. 그러다가 3월 첫째와 둘째 주엔 5.5달러로 하락했으나 셋째 주엔 5.7달러, 넷째 주엔 6.0달러, 다섯째 주엔 6.6달러로 다시 회복했다.

정제마진은 정유사가 원유를 사다가 정제해서 남기는 이익으로, 국내 정유업계는 통상 4∼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2분기 전망도 긍정적인 편이다. 정제마진이 개선되는 추세인 데다 바깥나들이가 많아지는 휘발유 성수기에 진입하기 때문이다.

잠시 주춤하는 듯했던 국제유가도 다시 반등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중국과 미국 등 주요국의 정제설비 보수 규모가 작년보다 크게 확대될 것으로 알려졌다. 설비 보수는 당분간 설비가 가동을 멈춘다는 뜻이어서 석유제품, 석유화학제품의 공급이 줄게 된다.

또 일본의 정유사 6곳과 쿠웨이트의 국영 정유사가 잇따라 노후 정유설비를 폐쇄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공급 감소의 시그널이 반영되면서 정제마진이 강세를 보이는 데다 정유업계의 주요 화학제품인 PX(파라자일렌)도 호황이 예상돼 당분간 정유업계의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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