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부부 연금분할 급증…여성 수급자가 88%

입력 2017-04-11 06:00
수정 2017-04-11 07:29
이혼부부 연금분할 급증…여성 수급자가 88%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황혼이혼이 늘면서 이혼한 배우자와 국민연금을 나눠 갖는 수급자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11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이른바 분할연금 수급자는 2016년 1만9천830명에 이른다.

2010년 4천632명에 불과했던 분할연금 수급자는 2011년 6천106명, 2012년 8천280명, 2013년 9천835명, 2014년 1만1천900명, 2015년 1만4천829명에 이어 2만명선에 육박했다. 이는 또 6년 사이에 4배 이상으로 불어난 것이다.

지난해 분할연금 수급자를 성별로 보면 여성이 1만7천496명으로 88.2%를 차지했고, 남성은 2천334명(11.8%)에 그쳤다.

이렇게 분할연금 수급자가 느는 데는 황혼이혼의 증가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의 '2016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이혼 10건 중 3건은 20년 이상 한방을 쓴 부부간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전체 이혼 건수 10만7천300건에서 혼인지속기간 20년 이상의 이혼이 30.4%로 가장 많았다. 이를 세분화하면 혼인지속기간 20∼24년이 12%였고, 25∼29년 8.3%, 30년 이상 10.1% 등이었다.

특히 30년 이상의 황혼이혼 건수는 10년 전보다 2.1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분할연금 수급권은 1999년 국민연금법 개정으로 새로 만들어졌다. 집에서 자녀를 키우고 가사노동을 하느라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못한 이혼 배우자가 혼인 기간에 정신적, 물질적으로 이바지한 점을 인정해 일정 수준의 노후소득을 보장하려는 취지에서다.

분할연금을 청구해서 받으려면 법적으로 이혼하고, 혼인 기간 5년 이상을 유지하며 이혼한 전 배우자가 노령연금을 탈 수 있는 수급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연금 분할비율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일률적으로 50 대 50으로 정해져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당사자 간 협의나 재판을 통해 분할비율을 결정할 수 있다.

이혼 책임이 큰 배우자에게까지 노후자금인 연금을 절반씩이나 떼주는 것은 불합리한 일이라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서다.

또 올해부터 분할연금 선(先)청구 제도 도입으로 혼인 기간을 5년 이상 유지하고 이혼했다면 이혼한 날로부터 3년 이내에 전 배우자의 노령연금을 나눠 갖겠다고 미리 청구할 수 있다.

이전까지는 분할연금을 청구한 당사자가 분할연금 수급연령(2016년 기준 만 62세)에 도달해야만 분할연금을 5년 안에 청구할 수 있었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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