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드 정권 공군장성이 직접 사린가스 투하"

입력 2017-04-10 15:57
수정 2017-04-10 16:45
"아사드 정권 공군장성이 직접 사린가스 투하"

모하마드 하수리 대장…교신내용 중 "화학무기 실었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시리아 민간인을 상대로 화학무기 공습을 가한 전투기의 조종사가 밝혀졌다고 영국 더 타임스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4일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 주 칸셰이쿤에 사린가스 장치를 떨어뜨린 전투기 조종사는 모하마드 하수리 대장(general)이었다.

더 타임스는 하수리 대장이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속한 이슬람 시아파 분파인 알라위파의 비행단 지휘관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하수리 대장이 예전에도 한 차례 화학무기 공격을 가한 경력이 있는 노련한 조종사라고 밝혔다.



신문은 이 같은 정황을 아사드 정권의 고위 인사이자 알레포 주 의원인 파레스 세하비의 트위터와 시리아 정부군의 교신내용에서 찾아냈다고 밝혔다.

세하비의 트위터 사진에 따르면 하수리 대장은 육군참모총장인 알리 압둘라 아유브 대장으로부터 축하를 받았다.

그 사유는 하수리 대장이 지난 4일 공습으로 알카에다의 군사시설을 파괴했다는 것이었다.

러시아와 시리아는 공습을 받은 반군의 창고에서 화학무기가 누출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사린가스 재고는 폭격을 받으면 소멸한다며 그런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목격자들도 공습 후 길에 파인 구덩이의 모양이 평소와 다르고 폭격된 창고에 화학무기 저장 흔적이 없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시리아 정부군의 교신내용을 감시하는 이들도 화학무기 공습에 나선 조종사가 하수리 대장이라고 확인했다.

이들은 수호이 22 전투기가 샤이라드 공군기지에서 오전 6시26분 이륙했고 조종사는 자신을 '쿠드스 원'(Quds 1)이라고 확인했다.

교신내용에는 "바람이 잔잔하다"며 "전투기가 위험한 뭔가를, 독극물을 탑재하고서 이륙할 것"이라는 말이 있었다.



게다가 "쿠드스 원이 화학무기를 싣고 있다. 그가 라타미네에 화학무기를 떨어뜨린 사람과 같은 조종사"라는 내용까지 있었다.

쿠드스 원은 실제로 12분 뒤에 칸셰이쿤에 화학무기 공격을 가한 문제의 미사일을 떨어뜨린 것으로 나타났다.

칸셰이쿤에서 24㎞ 정도 떨어진 라타미네는 지난달 30일 화학무기로 추정되는 물질을 담은 미사일이 떨어진 곳이다. 당시 화학무기 노출 증세를 보인 부상자 70여명이 있었으나 사망자는 없었다.

교신을 감시하는 이들은 '쿠드스 원'이 하수리 대장이라고 주장했다.

영국 육군의 화학무기 부대의 지휘관을 지낸 하미쉬 드 브레턴-고든은 화학무기 공습을 가한 조종사가 고도로 훈련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화학무기 투하의 여러 조건을 고려할 때 조종사가 임무의 속성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브레턴-고든은 "전투기가 오염된 공기를 통과하지 않도록 바람이 부는 쪽을 향해 전진하면서 공격해야 하고, 화학무기가 증발하지 않도록 너무 뜨겁게 해서도 안 되며, 독성이 날아가 버리지 않도록 바람이 잔잔할 때 투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영국 대외정보기관인 MI6가 칸셰이쿤 화학무기 참사와 관련한 시리아 정부군의 개입 정황을 파악했다고 지난 5일 보도한 바 있다.

미국은 화학무기 참사에 대한 응징이라며 지난 7일 지중해 동부에 있는 미 구축함 로스, 포터를 이용해 순항 미사일 토마호크 59발을 발사, 화학무기를 실은 전투기가 이륙한 곳으로 추정되는 샤이라트 공군기지를 폭격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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