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던 충주 경제자유구역 결국 좌초…경제성에 '발목'

입력 2017-04-10 14:27
수정 2017-04-10 20:58
말 많던 충주 경제자유구역 결국 좌초…경제성에 '발목'

충북도·현대산업개발 책임 분담 합의 불발…4년여만에 구역 해제

도 "사업성 낮아 재정부담 커"…충주 도의원 "도, SPC에 책임 전가"

(청주=연합뉴스) 변우열 기자 = 충북 경제자유구역 지정 직후부터 적정성 논란을 빚은 충북 충주의 '에코폴리스' 사업이 좌초했다.

이시종 지사는 10일 기자회견을 열어 에코폴리스사업 중단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충북도와 에코폴리스 개발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 주주인 현대산업개발이 지난 7일 사업 추진을 놓고 협의했으나 합의가 불발되면서 사업 포기 결론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에코폴리스는 2013년 2월 경제자유구역 지정 4년여 만에 구역 자진 해제의 길을 걷게 됐다.

도가 사업 포기를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낮은 경제성과 그에 따른 도와 충주시의 재정 부담 가중 우려 때문이다.

이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2015년 이후 충주 에코폴리스 부지 사전 분양을 위해 수십여 차례 기업체 및 투자유치 유관기관 방문, 설명회를 했으나 지금까지 분양 희망 기업체가 나타나지 않았다"며 "사업 시행자 요구대로 사업을 강행하면 도민에게 엄청난 재정적 부담을 안겨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충북경자청이 뽑은 에코폴리스 예상 분양가는 3.3㎡당 약 70만원으로 외국인투자지역이 포함된 인근 산업단지인 충주메가폴리스(63만원)보다 7만원이나 비싸다.

오는 2021년 조성을 목표로 한 충주 북부산업단지 역시 예상 분양가가 3.3㎡당 약 63만원으로 에코폴리스보다 10% 이상 저렴하다.

이들 산단과 경쟁하기 위해 분양가를 낮추게 되면 그 부담을 고스란히 충북도와 충주시가 떠안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사업투자 실패에 따른 책임 부담을 놓고도 도와 현대산업개발이 이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사는 "그쪽(현대산업개발)의 요구는 행정자치부 투자심사 기준에도 맞지 않아 합의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자치단체가 개발사업을 할 때 미분양 책임률을 자치단체의 SPC 지분율 이하로 하는 기준을 마련했다.

도의 말대로라면 현대산업개발측이 도와 충주시의 SPC 지분율인 25% 이상의 미분양 책임 부담을 요구했다는 의미다.

이럴 경우 에코폴리스 사업이 실패했을 경우 도와 충주시가 떠안아야 하는 부담이 1천억원 이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에코폴리스는 경제자유구역 지정 직후부터 사업 추진이 순탄치 않으리라고 예고됐다.

당시 국방부가 인근 공군부대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사전 협의도 없이 경제자유구역을 지정했다며 제동을 걸었다.

인근 공군 부대의 비행훈련으로 예정지 일대 소음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문제점도 드러났고, 예정지를 관통하는 도로 역시 개발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런 문제가 기업 유치의 큰 장애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받기에 급급한 나머지 입지적 여건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졸속적으로 추진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러나 충주 출신 도의원들과 지역 주민들은 사업 무산과 관련, 도의 책임론을 주장하고 있어 책임 소재 공방이 예상된다.

이들은 "충북도가 에코폴리스 사업의 부정적 여론을 조장하더니 결국 사업 포기를 선언하고, 그 책임을 전적으로 SPC 떠넘기고 있다"며 "도의 미온적인 태도가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1천억원 이상을 도와 충주시가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인 확인되지 않은 것"이라며 "인천국제공항 인접 지역 개발 등을 보면 공군 부대가 사업 걸림돌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bw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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