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박스오피스 고속성장 끝났나…올해는 뒷걸음질 예상
경제둔화에 1분기 7%↓…1990년대 이후 첫 연간 감소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중국의 지난 1분기 영화관 입장수입이 7% 줄어든 것은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1990년대 후반 이후 처음으로 감소할 가능성을 나타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의 영화시장 규모는 2017년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경제성장 둔화와 히트작 부족으로 타격을 입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중국의 영화관 매출은 1999년 이후 매년 두 자릿수로 성장해왔지만 지난해 거의 정체 상태를 맞았다. 2016년 중국의 연간 박스오피스는 1년 전보다 2.4%만 증가해 2015년의 49%와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올해 1∼3월 영화관 입장수입은 136억 위안(약 2조2천억원)이다. 분기 매출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든 적도 있지만 1분기의 감소는 처음이라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FT는 지적했다. 중국에서 춘제(설) 연휴가 끼어있는 1분기는 영화관 매출이 가장 많은 시기다.
지난해를 예로 들어보면 1분기는 전년보다 51% 성장했으며 2016년 박스오피스의 32%를 차지했다.
1분기 매출 감소는 관객 수가 4억1천만명으로 약 2% 줄어든 것 외에도 낮아진 입장료도 한 원인이다. 영화관 수가 급증해 할인 경쟁이 일어났다.
또한, 올해 주목할만한 히트작이 부족한 데다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로 엔터테인먼트 지출이 감소하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10년간 두자릿수 성장에 익숙해졌으며 할리우드에 투자할 계획이 있던 영화 기업들은 큰 타격을 입었다.
중국 최대의 민간 영화 제작사인 화이 브러더스는 지난해 순이익이 처음으로 감소했다. 화이는 2주 전 2016 연간 보고서에서 순이익이 8억800만 위안으로 전년보다 17% 감소했다고 밝혔다.
중국 최대의 영화 배급사이자 부동산·엔터테인먼트 복합기업 완다그룹 산하에 있는 완다시네마는 지난해 순이익이 13억 위안으로 7.5% 증가했다. 이 회사의 순익 증가율이 한 자릿수에 그친 것은 2011년 순이익을 공개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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