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선발 ERA 1.46…송은범·배영수가 이끄는 한화 선발
퀵후크 0회, QS 5회, 확 달라진 한화 선발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한화 이글스 토종 선발진이 기대 이상으로 상쾌하게 출발했다.
선발진을 토종 투수들이 이끌고 간다는 점은 예상 밖이다.
송은범(33), 배영수(36)가 만든 변화다.
한화 선발진은 8경기를 치르는 동안 선발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이 부문 5위다.
토종 선발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은 1.46으로 더 낮다. 송은범이 두 차례 선발 등판해 모두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1.46으로 호투했고, 배영수는 6이닝 동안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뒤늦게 합류한 이태양도 6⅓이닝 2실점(평균자책점 2.84)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오히려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쌓은 알렉시 오간도(2경기 9⅔이닝 9실점, 평균자책점 8.38)와 카를로스 비야누에바(2경기 11이닝 6실점 4자책, 평균자책점 3.27)가 토종 투수보다 부진했다.
두 투수는 빅리그에서 선발을 경험했지만 최근에는 불펜에서 뛰어 "투구 수가 늘어나면 공을 채는 악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런 단점은 경기를 치를수록 줄어들 수 있다.
외국인 투수가 주춤할 때, 토종 선발진이 마운드에 무게를 실은 건 무척 고무적이다.
김성근 감독은 송은범과 배영수의 부활에 주목했다.
김 감독은 "송은범은 지난해 경기 초반에 잘 던지다가 중반에 접어들면 투구 자세가 흐트러지면서 실점했다. 그런 약점이 없어졌다"며 "배영수는 특유의 몸쪽 승부를 과감하게 한다"고 흐뭇해했다.
그는 두 투수의 시즌 초 활약이 일시적이지 않다는 확신을 한다.
송은범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더 꾸준한 모습을 보여드린 뒤에야 '달라진 비결'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몸을 낮췄다.
배영수도 "마무리 캠프부터 정말 독하게 훈련했다. 점점 좋아지는 과정"이라며 '더 나은 투구'를 약속했다.
든든한 베테랑 선발들이 한화 선발 지표를 모두 바꿔놨다.
8경기에서 한화 선발진은 5차례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이 중 4개의 퀄리티스타트를 토종 선발진(송은범 2회, 배영수·이태양 1회)이 했다.
퀵후크(3실점 이하 투수를 6회 전에 강판하는 것)는 한 차례도 없다.
지난해 8경기를 치렀을 때 한화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6.67이었고 퀄리티스타트는 1회뿐이었다. 선발진이 불안하다 보니 투수 교체를 빠르게 해야 했고, 퀵후크를 5차례나 했다.
올해 한화 불펜은 경기 초반 위기가 와도 움직이지 않는다. 한화 선발 투수들은 그 위기를 넘기고 6회까지 책임진다.
2017년 한화 마운드가 이렇게 변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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