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남자팀 대이변…이정수·박세영·신다운 평창행 좌절
1,2위 파란, 임효준·황대헌 한목소리 "패기 있게 올림픽 도전하겠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완전히 바뀌었다.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이정수(28·고양시청), 신다운(24·서울시청), 박세영(24·화성시청)이 평창올림픽 출전권이 달린 2017-2018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
그 빈자리는 새 얼굴이 차지했다.
기대주 임효준(21·한국체대)과 황대헌(18·부흥고), 김도겸(24·스포츠토토)이 1,2,3위로 평창행 티켓을 거머쥐었고, 작년 선발전에서 탈락했던 베테랑 곽윤기(28·고양시청)가 4위로 승선했다.
임효준은 9일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국가대표 2차 선발전 1,000m에서 7위, 1,500m 슈퍼파이널에서 1위를 기록해 1, 2차 선발전 종합 우승을 차지하며 1위로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땄다.
임효준은 무명 중의 무명이다.
그는 초등학교 때 수영 선수로 운동을 시작했지만, 고막이 터져 수술을 받게 된 뒤 종목을 전향했다.
동네에 있던 수영장이 스케이트장으로 바뀌는 묘한 인연이 한몫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한 쇼트트랙에서 그는 '주변인'에 불과했다.
각종 부상이 겹쳐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조차 못 하다가 작년 처음으로 태극마크에 도전했다.
그가 받은 성적은 종합 10위였다.
하지만 임효준은 주변의 도움으로 몸과 정신을 단련시키며 차분하게 성장했다.
그는 "예전엔 소심한 성격을 갖고 있었는데, 주변에서 네 실력을 의심하지 말라는 조언을 받고 정신적으로 성장했다"라며 "이번 대회에서도 나를 믿고 경기에 집중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부족한 경험 문제를 꼬집는 질문에 "평창올림픽에서도 내 실력을 의심하지 않겠다. 적극적으로 준비하겠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새로운 선수들과의 호흡 문제에 관해선 "곽윤기 선배가 롤모델이었다"라며 "곽윤기 선배를 중심으로 호흡을 잘 맞춰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교생 스케이터 황대헌의 대표팀 승선(종합 2위)도 이변 중의 이변이다. 1999년생인 그는 대표팀의 유일한 고교생이다.
그는 2월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월드컵 5차 대회 남자 500m와 1,0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기대주다.
그러나 부족한 경험과 어린 나이 탓에 그의 대표팀 승선을 예상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았다.
황대헌은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안) 선배의 스케이팅 모습을 보며 꿈을 키웠다"라며 "평창올림픽에선 안현수 선배와 경쟁을 하게 됐는데, 후회 없이 좋은 승부를 펼쳐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롤모델이 누군지 묻는 말에 전 국가대표 선수이자 작년에 작고한 故 노진규의 이름을 올렸다.
황대헌은 "(노)진규 형은 언제나 묵묵히 훈련을 열심히 했던 선배"라며 "진규 형을 보면서 자극을 많이 받았는데, 그 결과가 나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경험 부족을 어떻게 극복하겠느냐는 말엔 "패기 있게 뛰겠다"라며 활짝 웃었다.
임효준과 황대헌, 김도겸, 곽윤기는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서이라(25·화성시청)와 함께 평창올림픽에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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