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의불' 文, 통합·민생 행보로 확장총력…安에 '십자포화'

입력 2017-04-09 20:43
'발등의불' 文, 통합·민생 행보로 확장총력…安에 '십자포화'

보수표심 공략·정책발표 등 중도층 끌어안기…급상승 安 견제 '올인'

안희정·이재명 '호프데이', 박원순도 회동…'민주 총동원' 통할까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급상승하면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캠프에도 9일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이제껏 지지율 선두를 달리며 '대세론'과 '준비된 후보론'을 앞세워 대선 승리를 거머쥐겠다는 기조를 유지했지만, 판세가 양강구도로 급속하게 재편되면서 어떻게든 전략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이에 따라 문 후보는 주말 대구·경북(TK) 지역을 방문하고 민생 정책을 발표하는 등 과감하게 중도·보수층을 공략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도층의 표심을 잡지 못한다면 수세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문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도시재생 뉴딜 사업'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서 임기 내 매년 10조원을 투자해 '달동네' 등 총 500여개의 구도심과 노후 주거지를 살려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매년 10조원의 공적 재원을 100개 동네에 투입해 우리 동네가 달라졌다는 것을 확연히 느끼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물론 문 후보 측에서는 '적폐청산', '국가 대개혁' 기조가 원칙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는 있지만, 점차 무게중심을 민생·경제로 옮겨가는 모습을 노출하고 있다.

10일 이후에도 당분간 문 후보는 수도권에 머무르면서 정책이나 공약 발표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문 후보 측에서는 "중도층에서 부정적인 이념적 구호 대신 국민의 생활에 직결되는 정책에 집중하려는 것"이라며 "그냥 '정권교체'가 아닌 '삶을 바꾸는 정권교체'를 강조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전날에도 '통합'과 '정책'을 키워드로 경북·강원 지역을 훑으며 보수표심을 공략했다.

경북 상주를 방문해 상주·군위·의성·청송 국회의원 재선거 민주당 후보로 나선 김영태 후보의 선거 유세를 지원하고, 강원 원주시청에서 '강원 비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처럼 중도·보수로 시선을 돌린 것은 이들의 표심이 최근 안 후보 측으로 급속하게 쏠리면서 대세론이 흔들린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 측에서는 안 후보에 대한 공격 수위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문 후보 측 윤관석 공보단장은 이날 4건의 논평을 연이어 내면서 안 후보를 융단폭격했다.

'동원 경선' 의혹과 관련, "언제까지 꼬리 자르기로 일관할 셈인가"라며 "안 후보와 박지원 대표는 국민께 진상을 소상히 밝히고 사죄하라"고 촉구했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입장 변화에 대해서도 "한일 정부 간 밀실에서 이뤄진 위안부 협상도 존중할지에 대해 명확하게 답을 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부적으로는 이번 고비를 극복하기 위해 민주당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는 데 힘을 모았다.

문 후보 측에서는 경선 이후 안 지사와 이 시장 측의 이탈을 제대로 막지 못한 것이 지금의 위기를 가져왔다는 반성도 나오고 있다.

우선 경선 후유증을 없애기 위해 경쟁자였던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등과 전날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호프데이'를 하는 등 화학적 결합을 위해 애쓰겠다는 노력을 부각했다.

여기에 10일에는 경선 도중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박원순 서울시장을 예방하기로 했다.

선대위 구성에서도 최대한 안 지사 측 인사들이나 이 시장 측 인사들, 당내 비주류 인사들을 고루 배려하겠다고 문 후보 측은 강조했다.

다만 여전히 당내에서는 선대위 구성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아 문 후보 측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여기에 보수층의 문 후보에 대한 거부감이 워낙 크다는 분석이 있어 중도층으로의 확장도 여의치 않다는 분석이 있다.



hysu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