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다 찾을 수 있겠다" 손 맞잡은 안산 유족들

입력 2017-04-09 16:28
"아이들 다 찾을 수 있겠다" 손 맞잡은 안산 유족들

"이제부터 시작"…사고원인 진상규명에도 큰 기대감

(안산=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부두로 들어오는 것 보니까 아이들을 다 찾을 수 있겠다. 진상규명도 이제 첫발을 내디딜 수 있겠구나 싶어요."



세월호 침몰 1천90일째인 9일.

만조가 시작되는 이 날 오후 1시부터 육상거치 작업이 시작된 세월호가 이르면 밤 10시 육지로 완전히 올라올 수 있다는 소식에 안산의 유가족들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서로의 손을 맞잡았다.

목포 신항에서 육상거치 작업을 직접 지켜보는 유가족들뿐만 아니라 안산의 유가족들도 육상 거치 작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별 탈이 없기만을 바랐다.

이른 아침부터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 세월호 합동분향소 유가족 대기실에 모인 유가족들은 오후 2시 30분께 세월호 절반가량이 부두로이동한 모습을 뉴스 화면으로 보고 "많이 (부두로) 왔네. 오늘 밤 안에 (육상거치) 끝나겠는데"라고 희망감을 표시했다.

단원고 희생자 9반 혜선 엄마 성시경 씨는 "온전한 모습은 아니더라도 아이들, 모든 형체를 다 찾았으면 좋겠어요. 진상규명의 첫발을내디딜 수 있겠다 그 마음도 크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육상거치가 완료되면 선체 부식을 막기 위한 약품 조치와 선체조사 활동을 위한 조사관 구성도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7반 영석 아빠 오병환 씨는 "세월호 수색을 위한 사전조사 작업자가 촬영한 선체 내부를 보니 다 무너져 내렸더라. 물 위로 올라온 뒤선체 부식이 빨라지고 있는데 선체 약품처리와 미수습자 수습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 3일 출범한 선체조사위원회의 경우 위원 8명이 아직 임명장도 받지 못해 이들의 손발이 되어 움직일 실무 조사관들은 꾸리지도 못했다"며 "흐지부지 임기를 끝낸 세월호 특조위처럼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갈등과 대립 속에 진상규명을 못 한 세월호 특조위는 지난해 6월 말 활동이 종료됐다.

유족들은 그 긴 시간, 세월호가 물 위로 꺼내 육상에 올리는 것을 누구보다 기다려왔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데 모두 공감했다.

한 유족은 "육상거치가 되는 그 순간부터 진실 규명을 시작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국민도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gaonnu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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