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정상회담 끝났지만 롯데 중국영업 재개 불투명…보복 '여전'
확대 안하나 中롯데마트 90% '휴점' 상태, 1곳만 영업재개 허가
선양 롯데월드 공사 중단 지속…한국 여행·방송 금지 지속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미중 정상회담이 종료됐으나, 중국은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 조치를 여전히 풀지 않고 있다.
6∼7일 미국에서의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사드 보복 중단을 요구해 중국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이 제기됐었으나 아직 눈에 띄는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 파면 결정 이후 사드보복의 수위 조절을 하는 기색이 보이나 이미 진행 중인 중국 내 롯데매장 영업중단 조치와 한국관광 금지조치를 풀지 않고 있다.
특히 미중 정상회담에서 사드 문제와 관련해선 양측이 서로 입장차만 확인한 터여서 차후 큰 상황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면 중국의 사드보복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롯데마트 중국 현지 99개 점포 가운데 강제 영업정지 상태가 74개, 자율휴업 상태가 13개로 모두 87개가 여전히 문을 닫고 있다. 전체의 90%에 달한다.
이미 한 달 넘게 문을 닫고 있는 셈으로 롯데의 중국 유통 사업은 사실상 마비된 상황이다.
그나마 유일하게 베이징(北京) 인근 허베이성(河北省)의 옌지아오(燕郊)점만 최근 중국 당국으로부터 영업 재개 허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 점포 또한 그동안 문을 닫은 여파로 물품 공급 등이 쉽지 않아 영업 재개 시점을 잡지 못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옌지아오점 한군데만 최근 영업정지가 풀렸으며 나머지는 기존과 마찬가지 상황"이라면서 "대부분 롯데마트 점포에 대한 소방 재점검이 이뤄지지 않고 있고 나오더라도 다시 영업정지를 연장하거나 추가 개선을 지적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중단된 롯데월드 선양(瀋陽)의 건설 공사 재개도 요원하다.
실내 테마파크인 롯데월드 선양은 부지 16만㎡, 건축면적 150만㎡ 규모로, 롯데그룹이 지난 2008년부터 3조 원을 들여 추진해온 '선양 롯데타운 프로젝트'의 일부로 사드 문제가 불거지면서 소방 점검 등의 이유로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봄철이라 공사가 재개돼야 하는데 아직도 중국 당국에서 눈치만 보고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항간에는 중국 오리온의 공장도 사드 보복의 여파로 일부 공장 문을 닫았다는 소문도 나돌았는데 공장 재고 조절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중국인들의 여행사를 통한 한국 단체 여행 중지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한국을 기항하는 크루즈선도 막혀있다.
한국 연예인의 중국 방송 출연과 한국 영화 상영도 중국 내 금지돼있으며 송중기 등 한류 연예인이 선전하던 중국 내 광고는 이미 중국 배우나 가수로 바뀐 상태다.
중국 동영상 사이트인 텅쉰(騰迅·텐센트), 아이치이(愛奇藝) 등에서는 여전히 한국과 관련된 최신 프로그램을 볼 수 없다.
중국 외교부는 9일 홈페이지에 게재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의 '미·중 정상회담 상황 통보'를 통해 시 주석이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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