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국민연금의 대우조선 채무조정 수정안 수용 불가"(종합)
국민연금, 산은 방문해 대우조선 채무 재조정 수정제안
이견 좁혀지지 않는 두 기관…P플랜 가능성 커지나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박초롱 기자 =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042660]의 채무 재조정과 관련해 산은의 추가 감자, 4월 만기 회사채 우선 상환 등 국민연금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하기로 했다.
9일 금융당국과 대우조선 채권단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이날 오전 산업은행을 방문해 대우조선 채무 재조정 수정안을 제시했다.
수정안에는 ▲ 산업은행의 추가 감자 ▲ 회사채 원금의 일부 상환 또는 상환 보증 ▲ 출자전환 비율과 전환 가액 조정 등 그동안 국민연금이 언론을 통해 밝혀온 요구사항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만남은 양측의 공식적인 첫 만남인 지난달 30일 이후 두 번째다.
당시 산은이 수출입은행, 대우조선, 회계·법무법인과 함께 국민연금을 찾아 채무 재조정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자리였다면 이번은 국민연금이 자신들의 최종적인 요구사항을 산은에 전달하는 자리였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10일 산은의 기관투자자 설명회를 앞두고 국민연금이 마지막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산은 측에 공식적으로 전달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기관투자자 설명회는 이동걸 산은 회장이 직접 나와 산은의 입장을 밝히는 자리인 만큼 사채권자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최종 채무 재조정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산은은 추가 감자와 4월 회사채 우선상환 요구 등을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을 10일 오전 중으로 국민연금에 공문을 통해 전달할 예정이다.
대신 국민연금 등 사채권자가 보유한 회사채 50%를 3년간 상환 유예해 주면 만기 때 우선상환권을 보장하겠다고 제안할 계획이다.
산은과 수출입은행이 대우조선에 신규로 빌려주는 2조9천억원에 대해서만 부여된 우선상환권을 사채권자들의 회사채에도 주겠다는 뜻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추가 감자 요구 등을 받아들이지는 못하지만, 선수금환급보증(RG)이 출자전환 대상에 들어가지 않는 이유 등 국민연금이 제기하는 문제에 대한 답을 충실히 담아 공문을 보낼 계획"이라며 "사채권자들이 자신들의 손실만 크다는 오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이 이번 협상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대우조선은 법정관리의 일종인 P플랜(Pre-packaged Plan)으로 직행한다.
pseudoj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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