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광주서 "5·18에 다시 찾겠다"…세월호 찾아 "잊지않겠다"(종합)
후보선출 후 첫 지방행으로 호남 선택…野 심장부서 '대역전' 시동
목포신항 찾아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 위로…"세월호 선체보니 가슴 미어져"
김희중 광주대구교 대주교 예방해 통합 행보…"정책과 비전으로 평가받겠다"
(서울·광주=연합뉴스) 이광빈 박수윤 기자 = "진실을 밝히고 미래를 열겠습니다. 5월 18일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9일 광주를 찾아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방명록에 남긴 말이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상흔이 아직 가시지 않은 광주의 민심을 어루만지며 묻힌 진실을 파헤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5.9 장미대선'에서 승리해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대통령으로서 찾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받아들여진다.
안 후보는 5·18 민주화운동의 상징적인 장소이자 지난해 12월 탄흔 150개가 발견된 전일빌딩을 지난 1월 찾아 진실 규명의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안 후보의 이날 광주행은 지난 4일 대선후보 선출 후 첫 지방일정이다. 또 지난달 25일 국민의당 광주·전남·제주 경선 이후 15일 만이다.
지난해 4·13 총선에서 안 후보의 3당 체제 실험을 성공으로 이끌어준 호남의 심장부를 대선 후보 확정 후 가장 먼저 찾은 것으로서, 호남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이날 광주행은 최근 전국적인 지지율 상승세 속에 '안풍(安風)'을 불러일으키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양강구도'를 구축한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국갤럽이 4∼6일 전국 유권자 1천5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7일 발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에 오차범위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에서 문 후보가 38%, 안 후보가 35%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인 가운데, 호남 지지율에서는 안 후보가 38%로, 문 후보(52%)에 대한 추격전 양상을 보였다.
국민의당 호남 경선(3월 25∼26일) 직전인 24일 발표된 같은 조사에서 안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17%에 불과했지만, 2주도 못돼 2배 이상으로 뛰어오른 것이다.
안 후보 측은 갤럽 조사에서 서울과 충청권에서 문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대구·경북(TK)에서도 선두로 치고 나간 상황이어서 호남에서만 뒤집으면 판세 굳히기로 들어갈 수 있다는 속내를 내비친다.
안 후보 측 국민의당 김경록 대변인은 통화에서 "4·13 총선에서 호남 유권자들이 준 숙제를 풀어 이제 안 후보가 전국적으로도 지지율이 뛰어올랐다"면서 "앞으로도 변치 않고 비전과 정책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5·18 민주묘지에서 헌화하고 분향을 한 뒤 윤상원 열사와 이한열 열사, 리영희 교수, 문병란 시인 묘역을 찾아 비석을 어루만졌다.
안 후보는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발포명령자를 반드시 찾겠다. 그리고 전두환 회고록은 많은 사람의 마음에 큰 상처를 줬다. 국민의당이 발의한 5·18 특별법을 꼭 통과시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올해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앞서 안 후보는 광주 천주교 광주대교구청에서 김희중 대주교를 예방했다. 안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전후로 종교계 인사들을 잇달아 만나며 가져온 통합 행보의 연속 선상이다.
안 후보는 김 대주교에게 "사회적 약자를 따뜻하게 안는 사회, 지역 균형발전을 하는 국가, 인재 대탕평 시대. 남북 평화 등에 대해 저도 똑같이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선 과정이 나라를 살리는 과정이 됐다"면서 "각 후보가 가진 비전과 정책과 리더십으로 국민의 평가받는 과정이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이어 안 후보는 세월호 육상거치 작업이 진행 중인 목포신항에 들러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해양수산부 관계자로부터 육상거치 작업의 진행상황에 대해 1분 정도 간단하게 설명을 들었다.
안 후보는 20분 정도 미수습자 가족들과의 면담에서 "세월호은 우리 모두의 아픔이다. 절대 잊지 않겠다. 아홉분의 미수습자들이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도하겠다"고 말했다고 안 후보 측이 전했다.
또한, 안 후보는 "제가 발의한 세월호 특별법을 통과시키고, 다시는 이러한 불행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월호 희생자 사진이 걸린 철조망으로 이동해 묵념하고선, 노란 리본에 "잊지 않겠다. 꼭 기억하겠다"라고 쓴 뒤 철조망에 묶었다.
이후 안 후보는 페이스북에 "물 밖으로 올라온 세월호 선체를 보니 가슴이 미어진다. 모든 세월호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세월호는 우리 모두의 아픔이다. 절대 잊지 않겠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국정을 펼치겠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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