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찾은 安 "5·18에 다시 찾겠다"…野심장부서 '대역전' 시동

입력 2017-04-09 12:33
수정 2017-04-09 16:12
광주 찾은 安 "5·18에 다시 찾겠다"…野심장부서 '대역전' 시동

후보선출 후 첫 지방행…"5·18 진실 밝히겠다" 호남민심 다지기

김희중 광주대구교 대주교 예방해 국민 통합 행보

오후 목포신항 찾아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 위로

(서울·광주=연합뉴스) 이광빈 박수윤 기자 = "진실을 밝히고 미래를 열겠습니다. 5월 18일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9일 광주를 찾아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방명록에 남긴 말이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상흔이 아직 가시지 않은 광주의 민심을 어루만지며 묻힌 진실을 파헤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5.9 장미대선'에서 승리해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대통령으로서 찾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받아들여진다.

안 후보는 5·18 민주화운동의 상징적인 장소이자 지난해 12월 탄흔 150개가 발견된 전일빌딩을 지난 1월 찾아 진실 규명의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안 후보의 이날 광주행은 지난 4일 대선후보 선출 후 첫 지방일정이다. 또 지난달 25일 국민의당 광주·전남·제주 경선 이후 15일 만이다.

지난해 4·13 총선에서 안 후보의 3당 체제 실험을 성공으로 이끌어준 호남의 심장부를 대선 후보 확정 후 가장 먼저 찾은 것으로서, 호남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드러낸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또 이날 광주행은 최근 전국적인 지지율 상승세 속에 '안풍(安風)'을 불러일으키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양강구도'를 구축한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국갤럽이 4∼6일 전국 유권자 1천5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7일 발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에 오차범위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에서 안 후보의 호남 지지율이 38%로, 문 후보(52%)에 대한 추격전을 전개하고 있다.

국민의당 호남 경선(3월 25∼26일) 직전인 24일 발표된 같은 조사에서 안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17%에 불과했지만, 2주도 못돼 2배 이상으로 뛰어오른 것이다.

안 후보 측은 갤럽 조사에서 서울과 충청권에서 문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대구·경북(TK)에서도 선두로 치고 나간 상황이어서 호남에서만 뒤집으면 판세 굳히기로 들어갈 수 있다는 속내를 내비친다.

안 후보는 5·18 민주묘지에서 헌화하고 분향을 한 뒤 윤상원 열사와 이한열 열사 묘역을 찾아 비석을 어루만졌다.

안 후보는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발포명령자를 반드시 찾겠다. 그리고 전두환 회고록은 많은 사람의 마음에 큰 상처를 줬다. 국민의당이 발의한 5·18 특별법을 꼭 통과시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올해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앞서 안 후보는 광주 천주교 광주대교구청에서 김희중 대주교를 예방했다. 안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전후로 종교계 인사들을 잇달아 만나며 가져온 통합 행보의 연속 선상이다.

김 대주교는 "안 후보는 여러 가지 학식도 깊으시고 경험도 많으시고 잘 하시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야권 후보들이 서로 감정에 상처를 주지 않고 자기 정책만 이야기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에 대해 "국익에 대해서 대선후보들이 민감하게 이렇다저렇다 이야기하는 건 국익을 생각 않고 자기만 생각하는 것"이라며 "남북한 평화협정을 맺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안 후보는 "사회적 약자를 따뜻하게 안는 사회, 지역 균형발전을 하는 국가, 인재 대탕평 시대. 남북 평화 등에 대해 저도 똑같이 생각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그는 "대선 과정이 나라를 살리는 과정이 됐다"면서 "각 후보가 가진 비전과 정책과 리더십으로 국민의 평가받는 과정이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안 후보는 세월호 인양과 관련해 "제가 한탄한다. 어떻게 3년이 걸렸느냐"라며 "9명의 미수습자를 꼭 모두 찾았으면 좋겠다. 국가가 제역할을 못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김 대주교로부터 소록도에서 한센병 환자에게 의료봉사를 해온 외국인 간호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인 '소록도의 마리안느와 마가렛'을 선물로 받았다.

그는 오후에는 세월호 육상거치 작업이 진행 중인 목포신항에 들러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을 위로할 계획이다.

안 후보 측 김철근 대변인은 통화에서 "뒤늦게 세월호가 인양된 데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국민안전 의식을 재차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수습자 가족들의 아픔을 보듬을 것"이라고 말했다.

lkb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