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경선 4인방 文·安·李·崔 '소맥 회동'…"우리는 원팀"(종합)
문재인 제안으로 마포 호프서 회동…안희정 "정권교체 위하여" 건배제의
이재명 "우리는 모두 하나의 팀"…최성, '김대중 잠언집 배움' 건네
넥타이 풀고 소매는 걷고…맥주 3천㏄·소주 1병 깨끗이 비워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최평천 기자 = 대선판을 뜨겁게 달궜던 더불어민주당 경선주자 4인방이 8일 한자리에 모였다.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이재명 성남시장·최성 고양시장은 이날 저녁 서울 마포구의 한 호프집에서 만나 약 35분간 술잔을 기울였다.
지난 3일 문 후보가 대선 후보로 확정된 지 꼭 닷새 만이다.
이날 회동은 경선 경쟁자였던 네 후보가 만나 화합을 도모하고 평소 외쳤던 '원팀'임을 강조하기 위해 문 후보의 제안으로 마련됐다.
오후 7시께 도착한 문 후보는 파란색 넥타이에 정장 차림이었고, 이 시장 역시 정장을 입었다. 안 지사는 푸른색 셔츠와 카디건을 입었고 최 시장은 남색 체크무늬 셔츠에 흰색 재킷을 입은 평상복 차림이었다.
이들은 호프집 중간 탁 트인 곳에 놓인 빨간색 원형 탁자를 두고 등받이 없는 의자에 앉았다. 일반 손님 20여 명도 옆 탁자에서 술을 마시는 등 자연스러운 분위기의 화기애애한 모습이었다.
맥주 3천㏄와 훈제 오리, 갑오징어구이가 놓인 탁자에 앉은 이들은 본격적인 술자리에 앞서 외투를 벗고 소매를 걷었다. 문 후보와 이 시장은 넥타이를 푸르고 셔츠 윗단추도 풀었다.
문 후보는 "안희정 지사가 주는 술은 통합의 술, 이재명 시장은 공정의 술, 최성 시장은 분권의 술, 이것이 정권교체를 위한 것이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함께 모아야 할 정신"이라며 "이 모임은 그런 정신들을 모으는 상징적인 의미"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건배사에서 "국민이 이겨야 진짜 정권교체이고 국민의 삶이 달라져야 진정한 새로운 대한민국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이 이기고 국민의 삶을 바꾸는 정권교체를 위하여"라며 술잔을 부딪쳤다.
이에 앞서 이날 회동의 첫 건배는 안 지사의 주도로 이뤄졌다.
문 후보가 앞에 놓인 330㏄ 4잔에 맥주를 가득 따르자 안 지사는 "(건배는) 후배들이 하는 것이니까…"라고 운을 뗀 뒤 "문재인 후보와 함께 2017년 정권교체 승리를 위해 건배를 제안합니다. 정권교체 승리를 위하여"라며 건배를 제의했다.
안 지사와 최 시장은 첫 잔을 '원샷'하며 쭉 들이켰다. 문 후보와 이 시장도 뒤따르며 첫 잔을 깨끗이 비웠다.
첫 잔을 마신 이후 안 지사가 소주 1병을 추가로 시키며 본격적인 맥주에 소주를 탄 일명 '소맥'을 마시기 시작했다. 하지만 문 후보가 "원샷은 힘들다"고 말하며 두 번째 잔부터는 한 모금씩 술을 마셨다.
이 시장은 건배사에서 "저희는 싸운 것이 아니라 경쟁을 한 것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상처 입은 사람들 상처 빨리 치유하고 원래 가고자 했던 일 힘 합쳐서 계속 갔으면 좋겠다"며 "우리는 모두 하나의 팀이다. 팀을 위하여"라고 말했다.
최 시장은 문 후보에게 '김대중 잠언집 배움'을 건네주며 "진정한 최종 승자가 되는 비법이 여기 있다. 청와대 입성하면 돌려주기 바란다"며 "김대중, 노무현 정신으로 우리의 꿈을 이루자"고 외쳤다.
이들은 이후 주변에 앉은 손님들과 즉석 합석을 하며 국민과 함께 정권교체를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한 여성 시민은 "꼭 정권교체 해주기를 바란다. 정권교체 위하여"라며 건배했다.
오후 7시 35분까지 주변 손님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사진을 찍은 이들은 맥주 3천㏄와 소주 1병을 깨끗이 비우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안 지사는 일정 때문에 약 5분가량 먼저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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