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약값 수백만원 면역항암제 환자 부담 줄어든다
심평원 "옵디보·키트루다 건강보험 급여 적정"
보험급여 대상 환자와 급여범위는 추가 논의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한 달 약값만 수백만 원에 달했던 항암 신약 '면역항암제'에 대한 암 환자의 부담이 매우 줄어들 전망이다. 건강보험 적용을 위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급여 타당성 평가의 첫 관문을 넘었기 때문이다.
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심평원은 최근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열어 BMS·오노약품공업의 '옵디보'와 엠에스디(MSD)의 '키트루다' 등 2종 면역항암제에 보험급여 적용이 적정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환자와 보험급여 범위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봤다.
심평원 관계자는 "약평위에서는 2종 면역항암제의 급여 적정성이 타당하다고 의견을 모았다"며 "약평위는 일종의 자문으로, 실제 보험 급여 목록으로 등재되려면 보건복지부 장관의 고시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절차를 거쳐 급여 등재가 성사되면 암 환자들은 약값의 일부만 부담하면 된다. 현재까지 옵디보와 키트루다 등 면역항암제는 비급여 항목이어서 한 달에 수백만 원에 달하는 약값 전액을 환자가 모두 부담해야 했다.
면역항암제는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화학항암제나 암 관련 유전자를 공격하는 표적항암제와 달리 환자의 면역세포 활동을 활성화해 암을 치료하는 개념의 약이다.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 화학항암제 대비 구토, 탈모와 같은 부작용이 적다.
그렇지만 면역항암제를 투여하더라도 모든 환자가 효과를 보는 건 아니라는 불확실성이 있다. 옵디보, 키트루다 등은 PD-L1과 같은 특정 바이오마커가 발현하는 환자일수록 높은 치료 효과를 보인다는 임상 결과가 있다.
이번 약평위가 최종 결론은 아니지만, 급여 적용은 사실상 확정됐다는 게 제약업계 복수 관계자의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보험적용까지는 약가 협상, 복지부 장관 고시 등의 절차가 남아있지만 약평위에서 급여 타당성을 정한 만큼 적용 여부가 뒤집히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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