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검찰=국정농단 공범" 발언에 검찰 "도 넘었다…유감"
"'수사·기소 분리가 글로벌 스탠더드' 주장도 잘못…불필요한 갈등 유발 말라"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 주장에 대검찰청 형사정책단장이 공식 반박입장 표명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검찰이 국정농단 사태의 공범'이라는 경찰 간부의 논란성 발언에 검찰이 공식적으로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아울러 근거 없는 주장으로 검찰의 명예를 훼손하고 불필요한 기관 간 갈등을 유발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권순범(48·사법연수원 25기) 대검찰청 형사정책단장은 7일 공식 입장을 내고 황운하(55)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경무관)이 이날 검찰에 관해 사실과 다른 내용이나 부적절한 발언을 한 데 대해 지적하고 자중을 촉구했다.
권 단장은 "국가공무원인 황 단장의 위 발언은 기관 간의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시킬 뿐만 아니라 검찰 구성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도를 넘은 발언에 깊은 유감을 표시하며 자중해 줄 것을 촉구한다. 만약 보도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면 언론에 정정을 요청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을 위한 경찰 태스크포스(TF) 책임자인 황 단장은 이날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일선 경찰관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현재 국정농단의 공범은 검찰이라는 것이 많이 드러났다", "지금의 국정 상황에 검찰은 최소한 공범"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보도됐다.
권 단장은 이와 함께 경찰 측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이 분리된 것이 글로벌 스탠더드'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경찰이 잘못된 주장을 하고 있고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고 지적했다.
권 단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27개국이 검사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헌법이나 법률에 규정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국내 언론에도 독일·프랑스·미국·일본 등 선진국 검찰의 수사 사례가 연일 보도되고 있다"며 "황 단장은 자신이 말하는 '수사·기소 분리가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것의 근거가 무엇인지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단장은 "왜 전 세계 모든 나라 중에 헌법에 영장청구권을 명시한 나라는 우리나라 뿐이냐. 검찰을 향한 수사를 막고 전관예우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라며 "경찰에게 수사권을 분리해준 다음 검찰이 기소권으로 경찰 수사를 통제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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