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는 어떻게 '행복지수 1위' 국가가 됐을까

입력 2017-04-08 13:30
덴마크는 어떻게 '행복지수 1위' 국가가 됐을까

"'다름'과 '개성' 인정하는 대안교육이 밑거름"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유엔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지난해 발표한 '세계 행복 보고서'에서 행복지수 1위를 차지한 국가는 북유럽의 강소국 덴마크였다.

우리에게는 최근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가 체포·구금된 곳으로 더 화제가 됐지만 덴마크는 좀더 나은 삶의 길을 찾고자 하는 학자들에게 끊임없이 영감을 주는 나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러한 행복지수 1위 비결을 덴마크의 독특한 교육 시스템에서 찾으려는 국제 세미나가 8일 서울시교육청 교육연수원에서 열렸다.

서울시교육청 소속 교육연구정보원 교육정책연구소가 인천시교육청, 삶을위한교사대학과 함께 '덴마크 대안교육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연 세미나다.

덴마크의 자유학교(우리식으로 표현하면 대안학교) 관계자 16명이 직접 내한해 덴마크 교육의 한 축을 담당하는 자유학교 시스템을 소개하는 자리여서 큰 관심을 모았다.

발제를 맡은 피터 B. 피더슨 덴마크 프리스콜레협회 회장에 따르면 덴마크에는 프리스콜레(초·중학교 과정), 에프터스콜레(프리스콜레 졸업 전후 1년 정도 다니며 인격 형성을 하는 기숙학교)로 불리는 자유학교가 매우 많다.

지난해 기준으로 초등학교 단계의 학생 가운데 일반 공립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이 약 56만명(1천300개교), 프리스콜레에 재학 중인 학생이 11만2천명(560개)이었다. 자유학교 학생 비중이 전체의 20%나 되는 셈이다.

덴마크 최초의 프리스콜레가 이미 1852년에 설립됐고, 1855년에는 '자유학교법'이 제정됐을 만큼 역사도 깊고 제도적 기반도 탄탄하다.

이는 대안학교가 공교육에 적응하지 못한 극소수의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라는 인식이 여전한 우리의 현실과는 아주 대조적이다.

우리의 경우 대안학교 관련 법령도 불과 10년 전인 2007년에야 '대안학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규정'이라는 이름의 대통령령으로 시행됐다.

종교단체, 법인 등이 대안학교를 설립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학부모가 설립 주체가 되는 것도 덴마크 자유학교의 특징이다.

기본적으로 아이를 어떻게 양육하고 교육할 것인가는 국가가 획일적으로 간섭할 문제가 아니라 부모의 고유한 권리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가 특정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거나 특정 학교에 가야 한다고 국가가 요구할 수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으며, 이런 인식 위에 세워진 자유학교 역시 개개인의 서로 다른 개성과 이념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교육이 이뤄진다.

자유학교의 목표는 '아이들이 개인으로서, 또 조화로운 사회의 일원으로서 가능한 한 충분히 깊이 있게, 행복하게 성장하도록 하는 것'이라는 게 피더슨 회장의 설명이다.

교사의 자율성도 최대한 보장된다. 국가도, 교육당국도 '교사가 어떤 배경과 자격을 갖춰야 하는지' 결정할 수 없다. 상당수 자유학교 교사들은 일반 교사양성대학도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자유학교 시스템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덴마크 학생들은 간신히 평균에 머물고, 이는 덴마크 학교 시스템에 대한 심각한 비판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피더슨 회장은 "PISA 시험은 덴마크 학생 대부분이 학교에서 행복하고 수업을 즐긴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역시 PISA에서 늘 상위권을 차지하지만 행복도는 꼴찌인 한국의 학생들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번 세미나를 공동 주최한 삶을위한교사대학의 송순재 이사장은 덴마크 자유학교에 대해 "세계 교육 지형도에서 거의 유일하다고 할 정도의 독특한 체제와 구조를 통해 교육의 진정한 뜻, 즉 '삶을 위한 교육'을 구현하고 있다"고 평했다.

송 이사장은 "이는 대학입시와 지식습득 경쟁교육을 주안점으로 삼는 우리나라 공교육 체제의 경직된 구조와 한계를 전혀 다른 차원에서 조명해 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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