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CEO] 창립 50년 자축한지 4일만에 검찰 불려간 신동빈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신 회장에게 이번 주(3∼7일)는 영광과 오욕이 뒤섞인 한 주였다.
3일 롯데그룹은 창립 50돌을 맞았다.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이 1967년 4월 3일 롯데제과를 세워 한국 사업을 시작한 지 무려 반세기가 지난 것이다.
2015년 한·일 롯데의 '원 리더(총수)'로 올라선 신 회장은 50주년을 기념, 3일 오전 '(고객)생애 가치 창조자(Lifetime Value Creator)'라는 새로운 비전을 내놓고 '질적 성장'을 강조했다.
아울러 같은 날 오후 국내 최고층 건물인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123층·555m)의 개장식에도 참석해 롯데의 수장으로서 내외빈을 맞았다. 롯데월드타워는 지난 30년 동안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대를 이어 지은 롯데의 '숙원', 롯데의 '역작'이다.
신 회장은 축하 연설에서 "한국의 랜드마크로서 우리나라의 자랑이 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하지만 불과 나흘 만인 7일 신동빈 회장이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검찰에 소환되면서 롯데의 잔칫집 분위기는 한순간에 가라앉고 임직원들의 표정도 굳어졌다.
신 회장은 지난해 11월 15일 검찰에 나가 '박근혜 대통령 독대와 면세점 특혜' 의혹과 관련해 한 차례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후 특검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로 대기업 총수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만 구속기소하고, 검찰도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 실무를 맡은 소진세 롯데 사장(사회공헌위원장) 등만 불러 조사하면서 롯데 내부에서는 '신 회장의 검찰 재출석 없이 조사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검찰이 결국 신 회장을 다시 부르면서, 롯데 역시 삼성이나 SK와 마찬가지로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일단 '참고인' 신분이지만, 조사 과정에서 신 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독대,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수십억 원 출연, 잠실면세점(월드타워점) 특허(영업권) 부활 등의 사건들 사이에 청탁과 대가성 등이 확인되면 언제라도 '피의자'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7일 오전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짧은 말을 남기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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